레미제라블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02
빅토르 위고 지음, 정기수 옮김 / 민음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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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코제트 : 1. 워털루 - 2. 군함 오리옹 - 3. 고인과 한 약속의 이행 - 4. 고르보의 누옥 - 5. 어둠 속 사냥에 소리 없는 사냥개떼 - 6. 프티 픽퓌스 - 7. 여담 - 8. 묘지는 주는 것을 취한다

 

2부다. 제목은 코제트다. 가련한 어린아이. 그러나 장발장에게 사랑을 일깨워 준 아이. 그렇다고 해도 코제트가 주인공으로 서술되는 분량은 아주 적다. 왜냐하면 코제트를 중심으로 하기에는 너무 어리기 때문이다. 겨우 여덟 살이다. 우리나라 나이로 치면 이제 초등학교 1학년.

 

코제트가 겪어야 할 불행은 어머니와 떨어져 살 수밖에 없다는 것, 가정에서 떨어진 아이들이 행복하기는 참 힘들다. 물론 환경에 따라서는 행복해질 수도 있지만, 이 소설이 1860년대에 나온 것을 생각하면 가정을 잃은 아이, 특히 엄마를 잃은 아이의 생활이 어떠했을지는 짐작할 수 있다.

 

엄마인 팡틴은 돈을 내고 아이의 양육을 부탁하지만 엄마의 눈에 띠지 않는 아이가 어떤 대우를 받는지는 소설에서 너무도 잘 서술되어 있다. 지금도 그렇지 않은가. 생계 때문에 아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맡기지만,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던가.

 

결국 엄마의 눈에 들어오게 하기 위해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하고 그것을 인터넷에 연동시켜 언제든지 부모가 살펴볼 수 있게 하는 방법까지 동원되지 않는가.

 

그런데 이런 방법이 없던 그 과거에는, 아이는 전적으로 양육자의 선의에 맡겨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양육자인 테나르디에는 인간성을 상실한 부류다.

 

그가 얼마나 못된 인간인지를 또 뒤편의 내용과 연결짓기 위해서 이 2부는 워털루 전투에서 시작한다. 장황하게 워털루 전투를 묘사하고 있는데, 그 끝부분에 가면 드디에 테나르디에가 등장한다.

 

전투에서 죽은 사람들의 몸에서 온갖 귀중품을 훔쳐가는 인간으로. 그런 인간이 다른 사람의 아이를 제대로 키워줄 리가 없다. 그에게는 돈이 전부인 것이다. 돈을 제때 부쳐줄 때도 코제트를 잘 대해줬다고 할 수 없는데, 돈을 잘 부쳐주지 않았을 때 어떤 대우를 했겠는가. 테나르디에 부부는 코제트를 식모보다도 더 못한 존재로 부려 먹었다.

 

부모 없는, 또는 부모의 눈에서 멀어진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고난, 그리고 그 아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모습. 꼭 다 그렇지는 않지만, 인간성을 상실한 불쌍한 사람과 인간성을 상실하지 않은 사람이 2부에 나온다.

 

결국 사건은 코제트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중심 사건은 장발장과 그 주변 인물들이다. 장발장이 수녀원에 들어가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들. 코제트를 만나고 코제트를 데리고 가, 팡틴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과정.

 

그리고 코제트는 이제 장발장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는데, 그것을 수녀원 생활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그는 두 번 갇혀 지내는데, 한 번은 감옥, 또 한 번은 수녀원이다. 모두 다 철조망 안에 갇혀 있지만, 한쪽은 증오와 억압이 있다면 한쪽은 사랑이 있다.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지만 한쪽은 정말로 불쌍한 사람들이고, 한쪽은 성스러운 사람들이다.

 

'그토록 비슷하면서도 그토록 사뭇 다른 그 두 장소에서, 그토록 판이한 그 두 종류의 인간들이 똑같은 일을 수행하고 있었다. 즉 속죄를.' 453쪽.

 

그러나 그 속죄의 종류가 다르다. 감옥에서는 자신의 죄에 대한 속죄를 하고 있다면 수녀원에서는 다른 사람을 위한 속죄를 하고 있다. 이기적인 모습과 이타적인 모습.

 

'인간의 너그러움 중에서도 가장 숭고한 것, 즉 남을 위한 속죄다.' 453쪽.

 

이렇게 장발장은 깨닫는다. 이 깨달음은 앞으로 그의 삶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한다. 즉 그는 불쌍한 사람에서 이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사는 사람, 코제트를 위해 사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불행한 삶을 살던 코제트를 위한 삶, 그 삶을 살기 위해 장발장은 여기까지 왔던 것이다. 단지 코제트만을 위해. 아니다, 코제트와 같은 삶을 사는 불쌍한 사람을 위해 장발장은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제 그는 코제트를 통해 미리엘 주교의 정신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는 것이다. 세상의 '레 미제라블들'에게 그는 다가갈 것이다. 이런 그로 인해 이제는 불쌍해지는 사람은 그가 아니라 그 주변의 사람들, 테나르디에나 자베르 같은 사람이 되겠지.

 

장발장이 미리엘 주교의 정신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하는 존재, 그것이 바로 코제트다. 사랑을 몰랐던 장발장의 마음에 사랑으로 가득차게 해주는 존재, 코제트. 이제 장발장은 자신의 마음에도 사랑을 채우게 되었다.

 

3부는 마리우스다. 이제 소설은 더 확장되어가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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