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겉표지를 보면 별이 총총 떠 있다. 어둔 하늘을 밝히는 별들이 너무도 촘촘하게 떠 있다. 이 별들로 인해 세상의 어둠이 물러갈 수밖에 없다는 듯이.

 

그런데 이건 별이 아니다. 하늘에 떠 있는 별이 아니라 차가운 바닥에서 피어오른 촛불들이다. 저 멀리 있는, 우리가 온기를 느낄 수 없는 별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 곁에 있어 따스함을 느낄 수 있는 별, 촛불이다.

 

우리들 마음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 이 어둠이 빨리 물러가기를 바라는 마음. 모두들 따뜻하게 지냈으면 하는 마음. 그 마음들이 차가운 지상에 따스한 별들이 떠오르게 했다.

 

이 별들이 우리나라를 따스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수많은 촛불들이 별이 되어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있다. 우리에게 갈 길을 알려주고 있다. 그렇게 사람들은 손에 손에 별을 들고 함께 걸었다. 함께 광장에 서 있다. 이 추운 겨울날에도.

 

그래서 지상의 촛불이 별이 되어 내려올 길을 알려주고 있다. 내려오라고, 탄핵정국에서 이제는 '하야'하라고, 탄핵 결정이 나기 전에 스스로 내려오라고 지상의 별들이 길을 보여주고 있다.

 

이 별들 속에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삶창은 우리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던 것들을 보여준다. 바로 노동자들의 모습, 사회적 약자들의 모습이다.

 

우선 성주 사람들 얘기가 성주 사람들이 직접 쓴 글로 실렸다. 제3의 장소, 롯데골프장 쪽이 사드 배치 장소로 변경, 결정되었다. 그런데, 그곳은 성주가 아니던가? 성주 맞다. 군수는 돌아섰지만 성주 군민들은 여전히 사드 배치 반대 중이다.

 

성주에만 안 된다가 아니라 우리나라 어느 곳에도 사드 배치는 안 된다. 지역이기주의를 넘어 평화를 선언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은 탄핵 정국, 사람들이 성주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탄핵 정국에서 오히려 더 사드 문제를 근본부터 파헤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그러므로 삶창은 하늘의 빛들이 비추지 않는 곳까지 비춰주고 있다. 우리들이 볼 수 있게, 이렇게... 구미에 있는 아사히글라스 비정규직노동조합의 투쟁도 보여주고 있다.

 

비정규직이 비정상적으로 많은 나라. 동일노동을 하면서도 차별이란 차별은 모두 받은 사회적 약자들, 이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 노동조합을 결성하면 그 즉시 해고통지를, 그것도 문자로 틱 하고 해버리는 자본의 행태.

 

그런 자본을 도와주는 힘있는 자들에 기생하는 지식인들, 법률가들... 그 적나라한 현실을 삶창은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삶의 어두운 부분을 비춰주고 있다. 그래야 어둠을 몰아내고 빛을 찾아올 수 있을테니까.

 

결국 삶창에는 사회적 약자들, 빛이 도달하지 못하는 어둠에 있는 사람들 이야기가 있다. 그들이 바로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힘인데 그것을 부정하는 사람들에게 아니라고, 진실은 이것이라고 하고 있다.

 

그래서 소중하다. 삶창이. 한 해가 끝나가는 지금, 우리는 수많은 촛불로 별을 만들고 있다. 하늘을 향해 가는 별이 아니라 세상 어두운 부분을 구석구석 밝혀주고 따뜻하게 해주는 별을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촛불이다.

 

여기에 삶창도 하나의 촛불을 더했다. 별이 되고 있다. 우리 삶을 좀더 밝고 따스하게 하는 그런 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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