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으로 읽는 예수
김경윤 지음 / 삶창(삶이보이는창)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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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종교인들의 숫자를 모두 합치면 국민 수보다도 더 많은 숫자가 나온다고 한다. 종교를 믿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도 되고, 한 종교만이 아니라 여러 종교를 믿는 사람도 있다고 할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다른 말로 하면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종교는 삶이기도 하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렇게 종교인이 많으면 우리나라는 사랑과 평화가 넘실대는,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도와주는 그런 사회여야 하는데, 어째 종교를 믿는 사람만큼 사회에는 평화가 또 사랑이 넘치지는 않는 모양이니 무언가 이상하다.

 

어떤 종교든 제대로 믿는다면 종교의 교리는 통할텐데, 종교로 인해서 세상에서 많은 갈등이 일어나고 있으니, 이것이 종교의 역할인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종교인이라는 사람이 가장 종교인답지 않은 행동을 할 때는 정말이지 종교를 제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저런 사람이 어떻게 종교인의 탈을 쓰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로 하여금 종교에서 멀어지게 하기도 하는데, 소수의 몇 사람때문에 종교가 비난받아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것이 쉽지 않다. 그러므로 종교를 믿는다는 사람, 특히 종교에서 어떤 직책을 맡은 사람은 더한 책임감을 지니고 말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데...

 

기독교로 국한해서, 아니 예수로 국한해서 말하면 지금 예수는 너무도 높은 곳에 있지 않나 싶다. 너무도 높고 견고한 곳에 자리하고 있어서 감히 일반 사람들이 갈 수 없는, 우러러 보아야만 하는 존재로 예수를 자리매김하고 있지 않나 싶은데...

 

예수가 이 땅에 왔을 때 과연 자신을 우러르라고 했던가, 예수는 섬김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섬기기 위해서 이땅에 왔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리고 예수 스스로 자신을 인자(사람의 아들)라고 부르지 않았던가.

 

섬김을 받기 위해서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섬겨야만 한다는 말을 예수가 하지 않았는가. 게다가예수는 빈부귀천,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에게나 다정하게 다가가지 않았던가. 하여 예수는 제단 저 너머에 존재하지 않고 바로 우리 곁에 우리와 함께 하는 존재였지 않은가.

 

그 점을 잊고 예수를 우리 곁에서 떨어뜨려 놓은 것이 지금의 종교 모습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씁쓸하기만 하다. 그러나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예수의 정신을 이 땅에서 실천하는 사람도 있으니, 그런 사람들로 하여금 예수는 다시 이 땅에 우리와 함께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예수에 대해서 우리에게 말해준다. 교회에서 쫓겨났다가 다시 다른 교회에(저자가 교회에 다시 다니게 된 조건이 이 책에 나와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교회와는 좀 다르다. 이 교회는) 다닌 저자는 자신이 생각하는 예수에 대해서, 우리가 보통 생각하는 예수와는 다른 예수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성경에 근거해서 예수를 우리 곁으로 다가오게 해주는데... 제목만 보아도 친근감을 느낄 수 있다. 그 중 몇몇 제목을 보면 '예수와 섹슈얼리티, 농부 예수, 개그맨 예수'라는 제목이 있으니, 예수가 저 멀리 존재하지 않고 바로 우리와 함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예수의 정신을 알 수 있는, 결코 성전에만 갇혀 있는 예수가 아닌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숨쉬며 살고 있는 예수를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있다.

 

그래서 책 제목이 '제정신으로 읽는 예수'다. 그런 제목을 붙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즉 예수를 마음으로, 감성으로만 받아들여도 좋지만 이성으로, 지성으로 받아들여도 예수의 정신을 받아들일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다.

 

 '그저 믿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의심하고, 질문하고, 성찰하는 과정을 통해 예수를 만나고 싶었습니다. 이성적 사유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매력적인 예수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인문학적 관점으로 예수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교회에 갇힌 예수가 아니라, 교회 벽을 부수고 뚜벅뚜벅 걸어가는 예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8쪽. 저자의 말에서)

 

그래서 이 책에서 만나는 예수는 신이 아니다. 저 멀리에서 우리를 지켜보기만 하고 심판하는 그런 신이 아니라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우리에게 어떤 삶이 좋은 삶인지를 보여주는 그런 존재다. 그래서 저자는 예수를 친구라고 한다.

 

친구, 얼마나 좋은 말인가. 섬김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 가는 존재, 함께 살아가는 존재... 친구 예수...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예수는 바로 이런 존재다.

 

그런 친구 예수,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만날 수 있는 예수다. 예수는 바로 우리 곁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어떤 종교를 가졌든.

 

덧글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이다. 좋은 책 감사하다. 성전에 갇힌 예수, 천국에만 있는 예수가 아닌 내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예수를 보여준 책이다.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읽었으면 하는 책이다. 저자 역시 그런 말을 한다. 특히 청년들이 읽기를 바라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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