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붓으로 조선을 그리다
이석우 지음 / 북촌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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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하면 진경산수화가 떠오른다. 우리나라 그림이 중국의 그림을 모방하던 단계에서 조선의 그림으로 넘어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이라고 기억한다.

 

그런데 진경산수화라고 해서 있는 그대로를 그렸다고 보면 잘못 생각한 것이다. 진경이란 사실에 바탕을 두되 자신의 의지를 반영해서 그린 그림이라고 봐야 한다.

 

즉 진경은 실경과 다른 개념이라는 것이다. 정선의 그림도 마찬가지다.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모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로 그 자연의 배치를 다시 한다든지, 생략하거나 첨가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진과는 다른 그림만의 특성을 드러내게 된다. 그렇게 정선의 그림을 이해하면 된다. 마치 사진처럼 정선의 그림에서 똑같은 풍경을 찾으려 하지 말고.

 

그럼에도 진경에는 실경이 포함되어 있다. 실경을 완전히 왜곡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정선의 그림에는 18세기 조선의 모습이 들어있다고 봐야 한다.

 

그의 그림에서 우리는 조선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조선이 정선의 그림에 들어있다. 이것이 바로 진경산수화의 진면목이다.

 

이 책은 정선의 그림을 주제별로 나누어서 보여준다. 그냥 정선하면 떠오르는 그림, '인왕제색도, 금강전도'뿐만이 아니라 처음 보는 그림도, 또 정선이 이런 그림도 그렸나 싶은 그림도 있다. 그가 화훼영모도를 그렸다는 것. 참... 화훼영모도 하면 신사임당만 떠올렸는데, 정선의 그림이 이렇게 정교할 수가 있구나 싶은 그림들이었다.

 

여기에 폐허가 된 경복궁의 그림에서 당시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고, 부임지에서 그린 그림들을 통해서 조선시대의 모습을 살필 수도 있다.

 

정선의 화가로서의 다양한 면을 볼 수 있었던 책이었고, 정선의 그림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그의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었고, 정선이 도화서 출신이냐 아니냐와 같은 논쟁이 있다는, 정선의 생애와 관련된 논쟁도 알 수 있게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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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6-11-27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천구에 정선 박물관이 좋았습니다 ^^

kinye91 2016-11-27 15:56   좋아요 0 | URL
저는 아직 가보지 못했는데, 전철역에서 가깝다니 한번 가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