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신문을 보니 부고 기사가 있다. 이호철 작가가 돌아가셨단다. 북한에서 태어나 6.25때 북한군으로 참전(물론 본의는 아니고)했다가 남한에 남아 있게 된 사람.
그래서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한 일종의 실향민. 그의 소설은 짧은 소설 '탈향'으로부터 내게 다가왔다. 북한에서 넘어와 지지리도 가난하게 힘들게 사는 청년들 이야기.
결국 그의 소설은 남과 북의 이데올로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남과 북이 분단된 상황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 그 힘든 상황에서도 사람답게 살아가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첨예한 이데올로기 싸움보다는 오히려 사람이 먼저라는 사실을 소설을 통해서 보여주려고 했다.
"남녘사람 북녁사람"을 보면 그런 모습이 너무도 잘 드러나 있었고,
"이산타령 친족타령"을 보아도 그렇다.
이렇게 그의 소설에서는 사람이 주인이 된다. 사회가 아무리 사람을 힘들게 하더라도 사람사는 세상에서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고, 이념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의 소설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곤 했다. 훈훈한 인간의 냄새가 그의 작품 곳곳에서 배어나왔기 때문이다.
그런 그이기에 엄혹한 독재시절에 문인들의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참여했는지도 모른다. 사회의 문제에 눈 감고 오로지 작품활동만 한 작가는 아니다. 사람을 중심에 놓았기에 그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사회에 대해서 그는 고민도 했던 것이다.
여기에 그가 만난 문인들 이야기도 책으로 엮어 낸 것이 있는데, 그
것이 바로 "문단골 사람들"이다. 읽으면 우리나라 문인들의 모습을 알 수 있는 책이기도 했는데...
이런 이호철 작가가 세상을 떴단다. 2016년 9월 18일.
그가 간 세상에서는 남과 북으로 갈려 고향에 가지 못하는 일도, 이념 때문에 사람이 고통받는 일도, 또 힘있는 자가 힘없는 사람을 누르는 일도 없으리라.
이호철 소설가의 명복을 빌며, 이제는 그곳에서 편히 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