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신용 - 왜 기본소득이 필요한가
클리포드 H. 더글러스 지음, 이승현 옮김 / 역사비평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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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기본소득 도입여부를 묻는 국민투표가 있었다. 스위스 국민들은 기본소득 도입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이 더 많았다. 그래서 세계 최초로 한 나라에서 시도한 기본소득 지급에 관한 정책은 국민투표를 통해 부결되었다.

 

우리나라 신문들은 이를 당연한 일이라는 식으로 보도를 했고, 일부 인터넷 댓글에는 놀고 먹으려고 하냐, 사람들을 모두 무위도식하는, 남에게 기생하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하냐는 글도 꽤 있었다.

 

우리나라 같으면 놀고 먹으려는 사람들이 많으니 당연히 통과되었을 거다. 스위스니까 안 된 거다, 이 모두가 국민성이다 어쩌고 저쩌고 하는 우리나라를 비하하는 글도 있었는데...

 

기본소득이 도입되기까지는 좀더 오랜 시간이 걸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한 스위스 투표 결과였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녹색당에서 이 기보소득을 주장하고 있고, 성남시와 서울시에서는 청년배당이라는 이름으로 기본소득과 비슷한 제도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은 기보소득은 결코 무위도식하는 소득이 아니라는 점, 이는 소득이라기 보다는 배당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은 홀로 살 수 없고, 그 사람이 이룬 일들은 혼자가 아니라 다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제도라는 것이다.

 

자본가가 자신 혼자서 많은 이윤을 남길 수 없듯이,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모두가 연결되어 있고, 사회적 이윤에는 모두가 관계되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바로 기본소득 논의인 것이다.

 

이런 기본소득에 관해서 거의 처음으로 이론을 제공한 것이 바로 더글러스의 "사회신용"이다. 이 책에서 더글러스는 고용이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는 사실, 우리는 지금도 고용창출을 주장하지만 이는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지 않은가.

 

기술이 발전함으로써 일자리가 늘어날 가능성은 점점 더 줄어든다. 기술 발전으로 생기는 일자리보다는, 그로 인해 사라지는 일자리가 더 많으니, 고용창출은 문제 해결의 방향이 아닌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토록 불안한 시대, "해고는 살인이다"는 주장을 할 정도로 노동자들의 생활이 어려워지는 지금, 농민들이 생계의 위협을 받고 있는 지금,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기본소득인 것이다.

 

사회적 배당이라고 하는, 한 나라의 국민으로 살아가는 일은 그 나라의 이윤에 권리가 있다는 것이고, 이런 권리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져야 하니, 그들에게 상응하는 배당을 기본소득이라는 이름으로 하자는 주장.

 

더글러스의 주장이 - 이 책이 1933년 재판인데.. 이로부터 근 80여 년이 지났음에도 그의 주장은 마치 새로운 주장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 과거의 낡은 주장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다시금 생각해야 할 논점을 제시하고 있다.

 

더글러스가 제시한 논점에 대해서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 맞는 방법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 제시된 내용은 과거의 것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내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책의 말미에는 우리나라, 특히 녹색평론에서 기본소득 논의를 다룬 글들을 찾아볼 수 있게 색인작업을 해놓았고, 더글러스가 스코틀랜드를 대상으로 자신의 기본소득(그는 사회신용이라는 말을 쓴다) 주장을 펼쳤으니... 참고가 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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