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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거울 속의 슬픈 얼굴 - 사람 담은 최민식의 사진 이야기
최민식 글, 사진 / 현실문화 / 2004년 12월
평점 :
품절
"인간"
이것이 최민식의 사진 주제다.
그는 인간의 심포니를 만들고 싶어했다.
이 책에 나오듯이 인간의 심포니를 10집까지 내겠다고 했다. 그렇게 그는 인간에 빠졌고, 인간은 그의 사진을 이끌어주는 힘이었다.
하지만 인간이라고 해서 다 같은 인간이 아니다.
그에게 인간이란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는, 결코 높은 곳이 아닌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의미했다.
남을 짓밟고 올라선 사람들이 아니라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하는 사람들, 노동하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힘든 사람들, 그 사람이 바로 그의 '인간'이었다.
그리고 그런 '인간들'을 찍는 일이 바로 자신의 의무라고 했고, 이를 일컬어 리얼리즘 사진이라고 했다.
현실을 벗어나지 않고 현실을 끊임없이 생각하게 해주는 사진. 현실의 한 순간을 명철하게 잡아내어 우리의 정신에 충격을 주는 사진.
이 책은 그런 사진들과 더불어 사진에 대한 그의 글이 실려 있다. 따라서 사진도 보고 글도 읽으며 2013년에 타계한 최민식의 사진세계를 만날 수가 있다.
더불어 우리를 신물나게 하는 잘났다고 하는 인간들의 사진이 이 책에 하나도 없다는 것이 더 좋았고, 흑백으로 표현된 인간의 사진들이 또다른 감성을 불러일으키기도 했고, 그때는 정말 이랬구나, 이렇게 살았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 사진들도 많아 좋았다.
제목엔 슬픈 얼굴이라는 말이 들어가 있지만 결코 슬프지 않다. 자신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렇게 삶은 매순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아름다움과 함께 한다. 이런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사진들... 그 사진을 찍은 작가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