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104호를 받아들고 읽어가다. 읽어가면서 마음이 아픈 내용들을 많이 만나다. 왜 요즘은 이렇게 글들이 마음을 아프게 할까? 그만큼 우리 사회가 아픈 것일테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다.

 

"민들레"가 포괄적인 교육을 생각하는 잡지라고 할 수 있으니, 봄에 나오는 "민들레"에서 세월호를 빗겨갈 수가 없다. 아니, 늘 4월이면 세월호를 기억해야 한다.

 

하여 이번 호 특집은 '세월을 살다'다. 세월호로 인해 우리 생활이 많이 변했는데... 언론이라는 것이 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세월호 집회를 거의 다뤄주지 않아 잘 모르고 있었는데...

 

이번 "민들레"를 읽으니 독일에서도 세월호에 관한 집회가 2년에 걸쳐 계속 일어나고 있음을, 이렇게 외국에 사는 사람들도 세월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정작 국가에서는, 정부에서는 나 몰라라 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재외 국민들도 포기할 수 없다고, 자기들이라도 세월호를 잊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어 세월호에 얽힌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그렇다. 세월을 살다는 세월호를 잊지 않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노력을 하겠다는,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 발로 참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벌써 두 해가 지나고 있는데, 아직도 밝혀진 것은 없다. 모두가 다 어두컴컴한 바닷속처럼 어둠 속에 묻혀 있다. 그러므로 어둠을 비춰줄 빛이 있어야 한다. 그런 빛의 역할을 하는 사람들, 외국에 살고 있는 동포들, 세월호 희생 학생들과 같은 나이의 학생들, 세월호로 인해 사회를 보는 눈이 바뀐 사람들 등등

 

이들이 하나의 빛이 되고 있다. 이 빛들이 모여 세월호를 어둠 속에서 끌어낼 것이다. 그래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할 것이다. 아니면 이들은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그들 하나하나가 빛이 되어 계속 밝히고 있을 것이다. 진실을 밝히라고.

 

이 책이 교육에 관한 잡지이기 때문에 이렇게 세월호로 인해서 변화가 일어난 우리 사회의 모습을 다룰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교육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아이들 놀이터 문제를 꾸준히 다루고 있고, 육아에 대해서도 학교에 대해서도 꾸준히 다루고 있다.

 

그런데, 이번 호에 실린 '복불복 교실'이라는 글, 짠하게 다가왔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교실의 모습이구나. 정규직이라고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교사들의 본모습이구나 하는 생각. 참, 마음이 아픈 글이었는데...

 

이 글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아무리 발버둥쳐도 교사 혼자 좋은 교실을 만들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사소한 흠결만 보여도 바로 교사를 아웃시켜버리는 부모들과, 그런 부모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보고 있는 아이들 곁에서 교사는 작디 작은 직장인일 뿐이다. 너무 가슴이 아프지만 우리 교육은 이렇게 무너지고 있다. 양영희, <복불복 교실>에서. 이 책 167쪽.

 

교육은 교사의 질을 넘을 수 없다고 하는 말이 있는데, 교사가 이렇게 무너지는데 어찌 교실이 온전하겠는가. 복불복 교실이라는 말 자체에 이미 교실 붕괴가 내포되어 있고, 교실이 무너지면 교육 역시 무너지는데...

 

자신을 가르치는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존경심, 아니 예의도 없는 교실에서 어떤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이런 상황이 우리 사회 전반에서 나타나기에 교실의 무너짐이 사회의 무너짐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것이 바로 세월호이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여러가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이번 호다. 마음은 아프지만 생각은 해야 한다. 머리에서 발까지가 가장 먼 여행이라는 신영복 선생의 말을 인용하고 있지만, 머리에서 시작도 안 하는 사람들도 많으니...

 

머리에서부터라도 이제는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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