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절이다.
우리나라 헌법 전문에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이라고 되어 있듯이, 3.1운동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운동인 것이다.
다시 3.1절을 맞아 우리는 과연 일제시대에서 완전히 벗어났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일제시대에 피해를 당한 사람들의 원통함이 풀렸는가 생각해 보면, 그렇다라고 답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에 영화 두 편을 봤다.
한 편은 "동주", 그리고 또 한 편은 "귀향"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301/pimg_7744201131374756.jpg)
둘 다 일제시대를 배경을 한 영화다. "동주"은 일제시대 끊임없는 자기성찰로 부끄러움의 시를 썼던 윤동주를 다룬 영화이고, "귀향"은 소위 정신대라고 하는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다.
두 영화에서 만나는 지점은 일제시대라는 것 말고는 없지만, 한 가지, 이 두 영화를 보면서 이들의 원통함이 풀렸을까 하면, 아니다 라는 말...
최근에 위안부 출신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셔 이제 정부에 등록된 할머니들이 몇 분 남지 않았는데도, 일본과 한 합의라는 것 자체가 해결이 아님을 사람들이 목소리 높여 주장하고 있는 상황.
윤동주나 위안부나 모두 제대로 해결이 안 된 상태. 윤동주의 죽음에 대해서 많은 말들이 있지만,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고, 위안부 문제 역시 일본을 완벽하게 누를 자료들을 정부나 학계에서 모아 발표를 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은 상황.
두 영화가 다 마음 아프게 다가왔는데...
언제쯤 우리는 이들의 원통함을 신원(伸寃)할 수 있을까? 3.1운동으로 건립한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은 대한민국 정부가 일제시대 때 피해를 입은 사람들의 신원을 이루지 못한다면 어떻게 낯부끄러워서 헌법 전문을 운운할 수 있단 말인가.
영화 귀향의 한자어 제목이 "귀향(鬼鄕)"이다. 흔히 생각하는 '귀향(歸鄕)'이 아니다. 고향에 돌아온다는 뜻이 아닌, 영혼들의 원통함을 풀어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영혼이 되어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상태를 끝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그들의 원통함이 풀려야 한다. "귀향"이라는 영화는 그래서 "씻김굿"의 역할을 한다. 이렇게 씻어내고 풀어내야 한다.
그것을 우리나라 정부가 나서서 해야 한다. 물론 정부가 나서도록 시민들이 깨어있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두 영화를 보면서, 3.1절을 맞이하면서 우리가 정말 일제시대로부터 벗어나려면 그 시대를 씻어내야 한다고, 풀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건 일본이 할 일이 아니다. 우리가 할 일이다. 헌법에 명시된 3.1운동을 이어받은 우리정부, 우선 이것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