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제로부터 완전히 독립했을까?

 

이런 생각이 자꾸 든다. 일본이 평화헌법을 왜곡해 군사재무장을 시도하고 있는 아베를 비롯한 보수주의자, 아니 군국주의자들의 후손이 정권을 잡고 있는데, 우리는 그것에 대해서 어떤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은 재무장을 통해 군사력을 강화하고, 우리나라와는 독도로, 중국과는 센카쿠 열도로 갈등을 빚고 있는데, 그들은 그들의 길을 간다고 한다.

 

길이 오로지 자신들만을 위해 있지 않은데, 마치 그 길이 자신들만의 길인양 행동하고 있다. 이런 것과 더불어 우리는 아직도 군위안부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와 보상을 받지 못했으며, 징용에 끌려갔던 노동자들 역시, 원자폭탄에 피폭된 2세,3세들 역시 제대로 인정받지도 보상받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남북분단의 상황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으며, 하다못해 통일이 되지 못하더라도 남북이 평화적인 관계, 서로 신뢰하는 관계는 유지해야 하는데, 그도 하지 못하고, 갈등이 일어나고, 단절이 더욱 심화되고 있는 상태니, 어떻게 일제로부터 완전한 독립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까? 

 

자꾸 생각이 나서 최인훈의 소설 "총독의 소리"를 다시 펼쳐들었다.

 

소설이 예언서는 아니지만 감수성이 예민한 시인의 귀에 들린 조선총독의 방송이라는 형식을 띠고 있는 소설.

 

가상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데, 70년대 당시의 상황에서 쓴 소설이지만 지금도 유효하다는 생각이 든다.

 

마치 지하에 숨어 있는 조선총독부 총독이 이제는 자신들이 다시 나설 때가 되었다는 듯이 회심의 미소를 띠고 있는 듯한 느낌. 그런 생각이 들어서 기분이 묘해졌다고나 할까.

 

이 소설에서 총독은 여러가지를 이야기한다. 우리나라의 남북분단으로 인한 갈등도 이들에게는 다시 조선으로 들어올 기회인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이렇듯 하나가 되지 못하는 나라, 문화민족으로 성장하지도 못하고 있는 나라, 일제잔재를 제대로 청산하지도 못한 나라를 비웃도 있다. 지하에서.

 

물론 소설적 상황이기는 하지만, 과연 소설에서만 그칠까.

 

일본과 교류를 해도 좋다. 세계화 시대에 일본과 당연히 교류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런 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가 안정되어야 한다.

 

우리를 되돌아보고, 우리들 자신에게서 부족한 점을 먼저 메워야 한다. 우리들 자신이 제대로 살지 못하고 있으면 그것은 이 소설 속 총독을 도와주는 것 뿐이다.

 

다시 등장한 차벽, 물대포, 국민을 테러집단에 비유하는 대통령, 그럼에도 자신들은 가면 뒤로 쏙 들어가는 권력자들.

 

이들이 이렇게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은 바로 이 소설의 총독을 도와주는 것이다. 우리는 그렇게 되지 말아야 한다. 다시 한 번 "총독의 소리"를 읽어 보라.

 

제발, 좀, 책 좀 읽어라. 적어도 정치를 한다는 인간들이라면 말이다. 이런 소설에 나타난, 이미 40년 전의 소설 속 현실이지만, 좋은 소설은 특정한 시대에 국한되지 않으니... 좀 읽고 생각 좀 해라.

 

그 다음에 정치를 한답시고 나서라. 이런 말을 그들에게 했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속이 시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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