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15.11.12 - no.003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평점 :
품절


소설가도 아니고 요즘 소설도 잘 읽지 않고, 또 소설에 대한 글을 읽지도 않는데 무슨 관성의 법칙처럼 악스트가 나오면 정기구독도 하지 않는 주제에 한 번 사 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사게 된다.

 

정기구독을 하면 별 고민이 없을텐데, 정기구독은 강제가 느껴져 하지 않고, 그때그때 이번 호는 누가 나오나 하고 살핀 다음 구매여부를 결정하기로 한다.

 

이번 호는 '공지영'이다.

 

내가 그의 소설을 읽은 적이 있던가. 아니 읽었다. 확실히. 90년대 공지영의 소설이 우리에게 다가왔고, 그의 소설은 내 성향과도 어느 정도 맞았으므로.

 

지금은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는데.. 이 책에 나오는 최민우의 글에서 스티븐 킹의 소설을 25년 전에 읽고 기억하는(61쪽) 그런 소설도 있는데, 사실 나에게 공지영의 소설은 과거에 읽었다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그동안 많은 소설이 나오고, 많은 사건이 있고, 또 또.. 더 많은 일들이 내 뇌 속에 켜켜히 쌓여 예전에 읽은 소설들은 웬만큼 나에게 충격을 준 소설이 아니면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려면 다시 한 번 보아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공지영은 늘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소설가로서가 아니라, 산문작가로.

 

그가 쓴 책 중에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 "수도원 기행" 과 "의자놀이"이다. 이 둘은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작품인데...

 

그러니 이번 호에 공지영이 나오니, 한 사볼 수가 없다. 사서 조금 묵혀두었다가 펼쳐든다. 처음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많은 소설들에 대한 이야기, 이번 호에는 외국 소설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 다음에 공지영과의 대담.

 

천천히 읽는다. 그의 삶과 작품을 생각하며. 그는 여러 일을 겪었고, 그 일로 인해서 불필요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에서 행해지던 폭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름을 잘 인정하지 않는.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이 공지영에게는 너무도 잘 적용된 시절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여자와 남자이기 전에 한 사람이라는 사실, 동등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쉽게 인정하지 않았나 보다.

 

그러니 그에게는 온갖 부당한 논란들이 따라다녔을테고... 작품을 작품으로 보지 않고, 작가를 작가로 보지 않고, 오로지 섹시한(?) 또는 예쁜 여자 작가로만 보고 판단을 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

 

그럼에도 그는 이것을 이겨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는 앞으로도 작가로 살아남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여기에 그의 말을 몇 개 인용한다.   

 

"어떻게 위험하지 않고 작가가 된다는 말인가" 122쪽

 

"늙는다는 것, 젊다는 것은 작가에게 있어서 절대로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용기와 양심의 문제이다."  123쪽.

 

"그나마 진실이 모두를 덜 다치게 한다는 것. 진실이 우리를 해칠 것 같고, 바르게 얘기하면 고통을 받을테니 숨겨야 할 것 같지만, 아니다. 진실만이 우리를 가장 덜 다치게 할 수 있다." 124쪽.

 

이런생각을 지니고 있는 작가, 그는 이제는 소설가가 아닌 작가가 되기로 했다고 한다. (나라는 사람의 정체성을 소설가에서작가로 바꾸었다. 현대세계라는 게 이제는 소설 하나에 담아내기가 어려운 시대적 변화를 읽었다. 127쪽)

 

그렇다. 그는 천상 작가다. 이 세상을 똑바로 보고, 세상의 잘못에 대해서, 사람의 잘못에 대해서, 진실의 편에 서서 이야기를 하는 그런 사람. 그런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니고 있는사람. 그런 작가다.

 

이런 작가가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기뻐해야 한다. 그리고 그를 응원해야 한다.왜냐하면 그가 가는 길은 '위험'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는 용기와 양심을 가지고 진실을 이야기할 사람이기 때문이다.

 

악스트 3권. 이 공지영의 대담 기사만으로도 제 역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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