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릴 수 없는 배 - 세월호로 드러난 부끄러운 대한민국을 말하다
우석훈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세월호.

 

바닷속에 가라앉아 있는 것만큼이나 우리들의 의식 속에 가라앉아 버린 배.

 

이제는 관심 밖으로 사라져가려고 하는 배.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는 배, 잊어서는 안 되는 배.

 

지지부진.

 

세월호에 관해서 어느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배를 인양하지도, 실종자를 더 찾지도, 그렇다고 원인 규명이 되지도, 진상규명이 되지도, 책임자를 제대로 밝혀내고 처벌하지도(선장에게 살인죄를 적용한다든지, 선주일가에게 전적인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의 해결밖에는 되지 않는다) 않고 있는 상태.

 

정말로 세월호는 우리가 '내릴 수 없는 배'린 말인가?

 

배는 한 번 타면 내려야 한다.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내릴 수가 없다. 내리는 순간 죽음이다. 이건 처음부터 타지 말았어야 할 배다. 그런데, 이미 벌어진 일,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것이 진상규명이다.

 

이 책은 세월호로 인해 드러난 우리의 선박운항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니, 근본에서 시작하자고 한다.

 

왜 세월호가 바다에 가라앉고 많은 사람들이 죽었는데, 도대체 배 이야기를 하지 않는가에서 이 책은 출발한다.

 

교통사고가 나면 교통사고의 원인을 캐고, 교통사고를 방지할 대책을 세우는데 배가 가라앉았고, 이런 일은 앞으로도 일어날 가능성이 많은데, 누구도 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책의 저자는 분노하고 있다.

 

세계최대의 조선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배를 일본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 나라, 배를 철저하게 민간에게 맡기고 공적인 부분에서 손떼고 있는 나라. 이런 나라에서 배 사고는 필연적일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선진국들은 배를 통한 교통도 공적 자산으로 분류하고 운영한다고 한다. 배는 대중교통수단이고, 버스 공영화를 주장하듯이 선박공영화를 주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사람의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일이고(낙도 주민이 배 편이 없어서, 또는 버스 편이 없어서 다니지 못해서야 어디 인권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는가) 안전을 보장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 우리가 이야기해야 한다고 한다. 세월호를 잊지 않는 길은 바로 이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체제를 바꾸는 것.

 

국가가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민간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하며, 민간은 이익을 위해서 낡은 배를 수입하고, 안전검사는 대충하며, 비행기 승무원들이 해상구난 훈련을 하는 장소를 지니고 그런 훈련을 하는데도 배의 승무원들은 그런 훈련을 받을 장소도 없는 상황.

 

대부분이 비정규직인 배의 승무원들, 형식적인 안전검사... 게다가 이익을 남기게 학생들 수학여행을 배로 하라고 공문을 보내는 교육청을비롯한 공공기관들...

 

이들을 바꾸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바로 선박의 공영화다. 돈도 얼마 들지 않는다고 한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할 수있는 일이다. 그렇게 하게 해야 한다. 그게 세월호를 잊지 않는 길이다.

 

글 하나하나에 분노가ㅡ울분이, 답답함이 묻어 있는 책이다. 답이 보이는데, 그 답을 애써 피하려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 도대체 어떻게 하려는 거냐고 이 책의 저자는 절규하고 있다.

 

이 목소리를 들으라고, 제발, 다시는 세월호처럼 바닷속에 수장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그렇게 외치고 있다.

 

'헬조선'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지금 우리나라는 과연 이 책에서 말하는 '유령선'인가, 아님 '난파선'인가? 이 배의 승무원들은 어디 갔는가?

 

우리 제대로 승무원을 뽑아야 한다. 그게 바로 선박의 공영화다. 공영화를 통해 충분히 세월호와 같은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읽기에 상당히 힘들었다. 저자의 분노가, 슬픔이 책을 통해 내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아직도 우리는 세월호에서 내리지 못하고 있다. 아니 내릴 수가 없다. 제대로 해결될 때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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