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교양 수업 - 내 힘으로 터득하는 진짜 인문학 (리버럴아츠)
세기 히로시 지음, 박성민 옮김 / 시공사 / 2015년 10월
평점 :
품절


하루가 다르게 세상이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맞추어 엄청난 정보들이 쏟아지고 있다. 아마도 최근에 쏟아져 나온 정보들이 인류 역사를 통하여 축적된 정보들의 양과 맞먹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더 많은 정보들이 나올테고.

 

이런 상태에서 예전 정보를 신주단지 모시듯이 자신의 머리 속에 간직한다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일이 되기 십상이다.

 

자신이 기억하고 있는 정보는 이미 과거의 정보, 새로운 정보로 대체된 정보이기 쉽기 때문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는 길이 무엇일까? 그냥 쏟아져 나오는 정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일까?

 

오히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해야 하지 않을까? 남의 말을 듣되, 내가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할텐데... 그런 힘이 어디에서 올까?

 

이 책은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에서 길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힘을 얻는 방법. 그것은 바로 '교양'에서 나온다고.

 

우리가 흔히 교양이라고 하면 그냥 상식이라고 생각하고,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현대는 전문적인 지식만이 필요하다고, 그런 지식은 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힘들게 얻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은데...

 

여기서 교양은 영어로 'liberal arts'다. 교양과목, 또는 옛날 서양에서 강조했던 자유7과목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런 교양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바탕이 되는 지식이고, 이것은 암기가 아니라 방향, 관점을 제시해주는 지식이 된다.

 

정보가 많을수록 그 정보를 가리고 판단하고, 자신의 것으로 만들 무언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교양'이다. 따라서 '교양'은 정보화 사회에 더욱 필요한 요소가 된다.

 

어떻게 교양을 쌓을까? 아니, 교양을 통하여 내 관점을 확립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답을 이 책의 저자는 여러 교양과목을 통하여 보여주고 있다.

 

자연과학, 철학,인문사회.논픽션, 예술 분야로 나누어 설명을 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 논한 여러 교양과목들은 사실 하나로 통합해서 배우지 못하고, 각자 분절되어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것이 바른 방향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은 각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존재해야 하고, 이들을 통하여 자신의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자연과학은 과학을 전공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우리 인간을,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데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여 바른 관점을 지닐 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누구나 익혀야 하는 대상이라는데 동의한다.

 

마찬가지로 철학이나 인문사회, 예술분야도 마찬가지고. 이들을 더 깊게 공부하면 전문적인 분야로 들어가겠지만, 전문적인 분야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는 배우고 익혀서 자신의 관점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교양은 산을 오를 때 출발점이자 휴식처, 그리고 돌아올 수 있는 공간인 '베이스 캠프'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냥 잡다한 지식, 남들에게 자랑하는 다양한 상식이 아니라 우리 삶을 잘 살게 해주는 기본, 출발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이런 교양에 해당하는 작품들을 들고, 설명을 해주고 있다. 물론 이 책에 나온 작품들만이 '교양'의 기본을 이루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이 책의 저자가 생각하는 것이니...

 

이 책을 중심으로 자연과학, 철학, 인문사회, 예술 분야의 책을 골고루 읽고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더 나아갈 수 있을테니, 그것이 이 책을 읽는 의미가 될 것이다.

 

각 분야의 책을 잘 소개하고 있어서, 도대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점점 교양이 줄어들고, 교양에 대한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이 때,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 정보가 넘칠수록 그 정보를 받아들이는 관점이 중요하기에, 관점 확립을 위한 기본 교양, 즉 리버럴 아츠가 꼭 필요하다는 사실.

 

그 점을 이 책은 너무도 잘 보여주고 있다.

 

덧글

 

고맙게도 이 책은 출판사가 보내준 책이다. 책에 관해서는 거절을 못하는 습성을 지니고 있어서, 고맙게 받고, 잘 읽은 책이다.

 

다만 이 책의 214쪽에 슈베르트에 대한 이야기 중에 '노년의 작품, 늙은 슈베르트, 노년의 슈베르트'라는 말이 나오는데, 슈베르는 겨우 32세(1797-1828)에 죽었으니, 그의 말년 작품이나 또는 원숙기 작품이라는 말을 썼으면 더 좋았을 듯하다. 아무리 죽음에 임박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해도 '노년이나 늙은'이라는 말은 좀 거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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