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해방 70년이 되는 해이다. 해방 70주년, 공자의 말에 따르면 자기의 마음을 따라도(종심從心) 부끄러움이 없는 나이인데, 우리나라는 일제로부터 벗어난 지 70년이 되었는데, 과연 부끄러움이 없을까를 생각해 본다.

 

아마  이런 점에서 녹색평론 143호의 특집이 "해방 70년을 되돌아 본다"로 결정되었을 것이다.

 

이번 호에서 마음이 아픈 구절이 나온다. '골든 타임'이라는 말.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회자되는 단어가 등장했다. 현명하게 잘 대처하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의미로도 사용되는, 희망을 이야기하는 단어지만, 우리에게는 트라우마와 같은 용어로 되어버린 단어가 있다. '골든타임'이라는 단어다. 원래 시청률이 가장 높은 시간대를 의미하는, 돈 냄새로 가득한 이 단어가 작년 세월호 참사가 있던 날 희망을 이야기하는 단어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무력함과 무능함, 체념의 단어로 굳어지고 있다. 메르스가 급속하게 확산된 가장 큰 아유 중의 하나도 초기의 골든타임을 놓쳤기 때문이다.' (윤병선, 한국의 농업, 농민, 농촌 70년, 녹색평론 143호 9쪽)

 

희망을 이야기하는 단어로 골든타임을 쓴 다면 우리에게 골든타임은 언제일까? 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깨어 있는 정신, 깨어 있는 눈을 지녀야 하지 않을까.

 

해방이 되고 나서 70년... 농업, 노동, 지식인, 분단, 문학 분야를 다루고 있는데... 해방 직후가 우리나라가 맞이한 첫 골든타임이었다면, 그때 제대로 대처를 못했기에 독재 정권이 수립이 되었고, 국민들의 생활은 질곡에 빠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미 지난 과거지만, 그래도 그때가 골든타임이었고, 놓친 것이 분명하다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제대로 분석을 해야 한다.

 

분석을 해야 다시는 반복을 하지 않게 되는데...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골든타임이 있었다고 본다. 그것은 바로 IMF로 대변되는 외환위기 시대.

 

그때도 우리 경제를 재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그 기회를 오히려 자본의 힘을 강화하는 쪽으로 써버렸다. 노동자들은 이제 예전보다도 더 힘든 상황에 처했고, 농민들도, 지식인들도, 문화인들도 제 자리를 잃고 헤매게 되었다.

 

두 번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그럼에도 우리에게는 또다시 골든타임이 올 것이다. 문제는 골든타임이 언제인가이다. 왔는데도 알지 못하고 보내버리면 우리는 역사를 반복하기만 하게 된다. 안 좋은 쪽으로.

 

그래서 녹색평론 143호에서 해방 70년 즈음해서 우리나라가 걸어온 길을 반추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역사 속에서 배워야 할 것이 있음으로.

 

녹색평론사에서 펴낸 '정의의 길로 비틀거리며 가다'란 제목을 연상시키는, 책을 내면서의 제목 ' 해방 70년, 비틀거리며 온 길'

 

그래 우리는 비틀거리며 왔다. 그것이 중요하다. 비틀거림 속에는 바로 걸으려는 몸부림이 있다. 해방 70년을 비틀거리며 왔다는 인식은 곧게 걸으려는 의지의 표명이다. 자신의 현재를 정확히 보는 일, 그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그래서 종심(從心)에 해당하는 해방 70년. 이제 우리나라가 걸어야 할 길, 바르고 곧게 걸어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는 책이 바로 녹색평론이다.

 

그 길은 쉽지 않겠지만, 비틀거릴 수 있겠지만, 가야할 길이다. 녹색평론과 함께 꾸준히 걸어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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