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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 좋다! - 자연에서 배우는 디자인 ㅣ Essays On Design 7
박종서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꼴, 좋다!"
이 말, 우리는 부정적으로 쓸 때가 더 많다. 무언가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하려다 되지 않았을 때 쌤통이라는 식으로 "꼴 좋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꼴이란 모양이고 형태이고 디자인이니, 꼴 좋다는 말은 사실 감탄이 되어야 옳다. 너무 아름답다로 들려야 한다.
반어적 표현이 너무도 강하게 우리 언어 생활에 들어왔기에, "꼴, 좋다!"는 늘 부정적인 느낌을 주지만, 이 책은 그런 부정적인 느낌을 한 번 더 뒤집는다.
그래, 이래도 이 말을 이렇게 부정적으로 쓸 거냐? 하는 의도가 있는지, 아니면 우리가 그간 무심히 넘어간 자연 속 아름다움을 이렇게라도 강조해서 우리의 시선을 끌려는 의도가 있는지 모르겠다.
제목이 반어에 반어를 더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인데... 자연에서 발견하는 여러 형태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설명이라기보다는 자동차 디자이너인 지은이가 그동안 살아오면서 자연 속에서 만났던 아름다움 형태들, 디자인들에 대해서 우리들에게 자기만 알고 있기엔 너무도 아쉽다고, 함께 알고, 보고 즐기자고, 감탄하자고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동차 디자이너라 자동차와 관련된 자연물로부터 시작할 줄 알았는데,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자동차가 아닌 배에서 시작한다.
갈대 배. 이 갈대 배의 가장 기본적인 구조가 우리들이 지금 이용하는 배의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 자연의 단순함을 인간이 자신들의 기술에 받아들였을 때 더 좋은 기술품들이 나온다는 사실을 처음부터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 자동차와 관련된 자연물들도 많이 소개되고 있고, 또 꽃이나 가시,넝쿨, 씨앗, 게 등등 온갖 생물들에서 찾을 수 있는 디자인 요소들을 보여주고 있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우리는 우리 인간이 발명했다고,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할지 모르나, 그것들은 자연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음을, 자연에 존재하는 것을 발견해서 인간 세계로 들여왔음을 이 책 "꼴, 좋다!"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것들은 모두가 다 존재 의미가 있다고 한다. 그들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환경에 맞는 최적의 형태를 지니게 되었고, 그것이 아름다움으로 존재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자동차 디자인, 건물 디자인, 또 우리의 가구, 옷, 구두 등 우리가 접하는 모든 것들을 자연에서 찾을 수 있음을... 거꾸로 이야기하면 자연을 잘 관찰하고 자연과 함께 지내다 보면 우리의 생활을 더 편리하고 아름답게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현대문명이 아무리 발달하고,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그 근원은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이 자연에서 찾을 수 있음을, 자연 속에 기술의 편리함만이 아니라 아름다움도 이미 존재하고 있음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진과 더불어 글도 간결해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리고 주변을 다시 한 번 더 천천히 자세히 들여다 볼 마음가짐을 지니게 해주는 책이기도 하고.
읽고 난 다음에 저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그래, 정말 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