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로 먹고살기 - 경제학자 우석훈의 한국 문화산업 대해부
우석훈 지음, 김태권 그림 / 반비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문화로 먹고 살기"

 

이런 제목이 달린 것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문화로 먹고 살기는 힘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문화에 속하는 직업이 무엇인지 정리를 해야 하는데, 이 책에서는 문화에 관련된 직업 중에서 방송, 책, 영화, 음악, 스포츠를 들고 있다.

 

왜 미술은 뺐는가? 이 책에서 그 이유를 이야기하는데, 참 슬프다. 미술은 작가가 죽어서야 비로소 그 진가를 인정받기 때문에 '문화로 먹고 살기'라는 제목과 맞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미술에 대해서 분석을 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기 때문이라고 한다.

 

죽어서야 가치를 인정받는 문화, 그것이 비록 모두에게 해당되지는 않더라도(피카소의 경우가 살아서도 자신의 작품에 굉장한 가치를 인정받았으니), 경제학자가 분석하기엔 적당하지 않아서 제외했다고 한다. 타당한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나머지 분야는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분야다. 방송은 전국민이 거의 매일 보다시피 하니, 그 종사자들이 엄청날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방송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수치를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방송에 종사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만, 몇몇을 제외하고는 방송으로 먹고 살기가 힘든 세상이 바로 우리 세상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것은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책으로 먹고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그럼에도 책을 내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잘 보여주고 있으니...

 

여기에 영화는 거품이 빠지고 우리나라 영화가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하는데, 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들이 나오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스크린 쿼터제의 축소, 그리고 몇몇 감독과 배우에 의존하는 구조가 우리나라 영화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고 한다.

 

화려한 조명을 받는 몇몇 스타들을 제외하면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생계도 걱정하면서 살아야 할 지경이니, 이쯤되면 문화로 먹고 살기가 아니라, 문화에 종사하면서도 살아남을 일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음악 분야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돈이 안 되는 이런 문화에 얼마나 투자를 할까? 아니, 반대로 우리나라 국민이 음반을 얼마나 살까? 그 통계는 말할 수도 없을 지경으로 적다. 음악 방송들이 있기는 하지만, 연주회에 가는 사람, 음반을 직접 사는 사람, 그리고 국악이나 다른 음악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후원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실정에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도 비정규직으로 몰리고 있는 현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스포츠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엘리트 체육으로 대표되는 우리나라 체육활동이 사회활동의 일환인 체육활동으로 전환되어 국민들의 건강도 살리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요원하기만 한 실정이다.

 

이렇듯 문화에 관한 여러 분야를 분석하고, 그 분야가 제대로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보여주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하부 기반이 튼튼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적어도 문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생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동감한다.

 

문화는 한 눈에 딱 들어오지 않지만, 또 성과가 즉각적으로 나지 않지만 사람들이 사람답게 살아가게 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그런 문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생계 걱정에 이 분야에서 떨어져 나간다면 문화는 우리에게서 점점 멀어져 갈 뿐이다.

 

문화가 없는 민족은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는 민족이라고 할 수 있다. 오죽했으면 백범 김구도 우리나라가 문화강국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겠는가.

 

소수만이 즐기는 문화가 아니라 모두가 즐기는 문화가 되어야 하고, 문화에 관계된 사람들이 모두 생계 걱정에서 벗어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임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잘 보여주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