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와 빈곤 - 땅은 누구의 것인가 e시대의 절대사상 24
헨리 조지 지음, 김윤상 외 옮김 / 살림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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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기적.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야기할 때 흔히 하는 말이다. 한강의 기적인데 빈부격차가 줄어들었는가?

 

실질적으로 빈부격차가 줄어들었는가, 아니면 늘어났는가. 혹 상대적 박탈감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통계 수치가 우리나라 빈부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

 

지니계수가 결코 줄어들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왜 이렇게 경제성장이 일어났는데, 소위 사회가 진보되었는데 빈곤이 줄어들지 않고 더 늘어났는가 질문을 해야 한다.

 

이런 질문이 지금 우리나라에서만 일어난 것이 아니라는 것은, 경제 진보가 빈부격차를 해소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진보가 빈곤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거기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 책이 바로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이다.

 

그는 그 해결책을 토지에 부과하는 조세에서 찾는다. 토지는 우리 인류가 공통으로 지녀야 할 공유재라는 사실, 개인이 사적으로 소유하면 안되는 공공재라는 사실.

 

현재를 살고 있는 인간뿐만이 아니라 미래의 인간들도 함께 공유해야할 존재가 바로 토지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토지를 소유한 사람이 토지로 인해서 얻는 이익을 세금으로 걷어 공공 사업에 쓰이도록 하자고 헨리 조지는 주장한다.

 

우리나라 역시 토지 공개념이 보편적으로 퍼져 있는 나라이기는 하지만, 지금 현재의 실상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대부분의 토지가 속해 있다. 그러므로 명목상 토지 공개념인데, 실질적인 토지 공개념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토지로 인해 얻는 이익을 조세로 걷어 공공사업에 투자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는 토지를 국유화하지도 않고, 몰수하지도 않고, 토지에 대한 소유를 인정하되, 사회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토지에서 얻는 이익을 보편적인 세금으로 걷음으로써 다른 항목의 세금을 걷지 않을 수 있어서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세금 부담을 줄여줄 수 있으며, 토지를 많이 소유한 사람에게도 그다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사회 전반적으로 진보를 이루고, 그 진보가 빈곤을 타파하는 쪽으로 가게 하자는 주장이다.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한창인 지금, 헨리 조지의 토지 조세에 관한 논의는 참조할 점이 많다. 기본소득 재원을 어디서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구체적인 실천방안은 시대에 따라, 사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우리가 그의 주장에서 받아들여야 할 것은 바로 그의 철학이다.

 

진보가 빈부격차를 양산하는 것이 아니라, 진보가 빈부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일, 모두의 소유가 되어야 할 토지를 소수가 독점하는 사회를 만들면 안된다는 사실, 이미 소유권이 확고하게 지배하고 있는 사회에서는 소유권을 인정하게 공유재에서 얻는 이익을 사적인 이익이 아닌, 공적인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일, 그런 주장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게 후대 사람들인 우리들이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작은 제목으로 쓰인 '땅은 누구의 것인가'에 대한 답은 이렇다. 땅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땅은 우리 모두의 것이다. 그러므로 땅에서 나온 이익은 우리 모두에게 고루 분배되어야 한다. 이럴 때만이 진보는 빈곤을 타파할 수 있다.

 

덧글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진보와 빈곤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어서 헨리 조지의 그 글을 실었다고 생각했는데, 헨리 조지의 여러 글에서 내용을 뽑아 책을 만들었다.

 

앞부분의 해설은 좋았지만, 이렇게 여러 글에서 발췌하기보다는 그냥 '진보와 빈곤' 전문을 실었으면 더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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