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머스 페인 상식 효형 클래식
토머스 페인 지음, 남경태 옮김 / 효형출판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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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머스 페인의 "상식"과 "토지 분배의 정의"가 묶여 있는 책이다. 둘 다 작은 소책자인데...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다.

 

"상식"은 미국 독립의 정당성을 이야기하는 책인데, 지금이야 미국이 독립국으로 존재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만, 그 당시에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다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도 많았다.

 

특히 전쟁을 통해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는 사실에 반감을 가진 사람들도 꽤 있었는데, 페인은 "상식"이라는 이 소책자에서 미국 독립이 왜 필요한지, 또 왜 가능한지를 잘 설파하고 있다.

 

우리가 이 소책자에서 미국 독립의 정당성을 주장한 부분에 주목하기도 해야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페인이 시작 부분에서 하는 주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사회의 구분, 그리고 전제정치의 불필요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논의가 된 다음에 페인은 미국이 독립된 다음에 구성될 정치체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다. 그런 대안에 대한 이야기 없이 그저 미국의 독립만 이야기했다면 이 책은 하나마나한 소리를 한 책에 불과했으리라.

 

인구수와 국토의 크기에 비추어 대의민주주의를 택할 수밖에 없는데, 그 대의민주주의가 민주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각 주마다 선발하는 인원, 그리고 의장을 돌아가면서 해야 하는 필요성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에서도 참조할 부분이 있는 내용이다. 무려 200년도 더 전에 한 주장인데 말이다.

 

여기에 더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부분이 "토지 분배의 정의"다. 공무원 연금 개혁과 더불어 국민연금 개혁 등이 논의되고 있는 요즘, 이런 부분적인 복지 논쟁을 더 확대하여 보편 복지 논쟁으로 이끌어가야 하는데, 그 논의에 참고가 될 만한 책이다.

 

어쩌면 지금 막 부상하고 있는 '기본 소득'에 대해서 이미 200년도 더 전에 페인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면, 기본 소득이 허황된 주장이 아닌 실현 가능한 주장이고, 또 실현해야만 하는 주장임을 알게 된다.

 

적어도 페인의 주장처럼 그렇게 되었을 때가 사회적으로 더 이익이 되기 때문이다. 모두가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는 문명국가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도 한 걸음 더 좋은 쪽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데... 비록 오래 전의 책이지만, 이 페인의 "상식"과 "토지 분배의 정의"를 읽고 우리 현실에 맞는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이 책에서 마음에 새겨둘 만한 구절들이다.

사회를 만든 것은 우리의 필요이고, 정부를 만든 것은 우리의 악함이다. 사회는 우리의 관심을 통합함으로써 적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증진시키고, 정부는 우리의 악함을 억제함으로써 소극적으로 우리의 행복을 증진시킨다. 전자는 소통을 촉진하고, 후자는 구분을 만들어낸다. 전자는 후원하고, 후자는 징벌한다.

사회는 어떤 것이라도 축복이지만, 정부는 최고의 것이라도 필요악일 따름이다. 최악은 참을 수 없는 정부다. 10쪽.

정부는 도덕이 세상을 다스리지 못한 탓에 생겨난 필연적 소산이다. 또한 정부의 취지와 목적도 자유와 안정에 뿌리를 두고 있다. 13쪽.

부패한 정치 제도를 지지하는 선입견에 얽매이면 훌륭한 정치 제도를 식별하지 못한다. 19쪽.

한 사람을 남들보다 더 위대한 존재로 추앙하는 것은 본성의 평등한 권리에 비춰볼 때 온당치 않으며, 성서의 권위에 비춰봐도 합당하지 않다. 21쪽.

현실적인 종교는 선을 행해야 하며, 신을 섬기는 유일한 방법은 신의 창조물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101쪽.

문명의 첫째 원칙은 ... 모든 사람은 문명 상태가 시작된 이후 살아갈 때의 조건이 문명 이전에 살아갈 경우보다 더 나쁘지 않아야 한다. 103-104쪽.

개인 재산이 되는 것은 토지 자체가 아니라 발전이 이룬 가치일 뿐이다.

그러므로 정작 토지의 소유자는 누구나 자신이 소유한 토지에 대해 공동체에 지대를 내야 한다. 이 지대로부터 계획에서 제기된 기금이 나오는 것이다. 104쪽.

국가 기금을 조성해 토지 재산 제도가 도입되면서 자연적 상속권을 상실한 스물한 살 이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부분적인 보상으로 15파운드의 금액을 나누어주도록 하자.

또한 현재 살아 있는 쉰 살 이상의 모든 사람들에게 평생토록 해마다 10파운드씩 주고,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그 나이가 되면 주도록 하자. 107쪽.

이른바 문명 상태에서는 어떤 사람도 자연 상태보다 나쁜 조건에 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 그러기 위해서는 재산 형성 과정에서 흡수된 자연적 상속에 해당하는 몫을 재산에서 공제해야만 한다. 109쪽.

사회에 빈곤이 만연해 있는데, 능력이 있다고 해서 풍요를 마음껏 누리기란 불가능하다. 115쪽.

계획의 원칙은 정의이지 자선이 아니다. ...정의를 바탕으로 계획을 고찰하면, 혁명의 원칙에서 자연스럽게 비롯되는 전체의 행위여야 하며, 평가도 개인적이 아니라 국가적이어야 한다. 116쪽.

정의와 박애를 근본 원칙으로 하는 계획에 이해관계가 개입되면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어떤 계획이든 이해관계의 측면에서 수익을 낳는다는 것을 보여주어야만 용이하게 수립될 수 있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계획의 성공은 정의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결국에는 계획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이익을 볼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117쪽.

토지는 조물주가 인류 전체에게 무상으로 준 선물이다. 개인 재산은 사회의 결과물이므로 한 개인이 사회의 도움 없이 개인 재산을 획득하기란 토지를 송두리째 만들어내는 것처럼 불가능한 일이다. 119쪽.

위험을 제거하려면 반감을 없애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재산으로 국가적 이득을 생산해 모든 개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도록 해야 한다. ... 문명 상태의 혁명은 정부 제도의 혁명과 필수적인 짝을 이룬다. 121쪽.

원칙으로 무장한 군대는 병사들의 군대보다 훨씬 파괴력이 강하며, 외교력이 실패하는 곳에서 성공을 거둔다. 1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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