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미학의 거리를 걷다 - 전승미술 사랑의 토막 현대사
김형국 지음 / 나남출판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미학의 거리를 걷다"라고 해서 우리나라 도시를 여행하거나 어떤 특정한 장소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특정한 장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 옛것의 아름다움과 그것을 지켜낸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산업 쪽에서 60-70년대 급속한 산업화를 이루어내어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렸다면, 이 시기에는 또 문화 쪽에서도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수집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 그런데 이 책을 읽다보면 이상한 아이러니를 발견하게 된다. 경제가 발전하면 이제는 문화 쪽으로 관심이 이동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서양 문화 쪽으로 나아가지만, 몇몇 사람들이 우리 옛것 쪽으로 나아간다. 이들이 우리 옛것들을 잘(많이) 모으고 보존하게 되는 계기 중의 하나가 바로 '새마을 운동'으로 헐려나가는 초가집, 기와집들 때문이라니, 발전의 양면이다 -

 

이 때 거의 병적이다시피 우리 옛것을 모은 사람들의 이야기,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 문화를 지탱해 왔던 우리 옛것들의 아름다움에 대해서 쓴 짧막한 글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어떻게 해서 우리 옛것들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과거와 단절되지 않았으며, 그렇게 노력한 사람들은 누구인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리고 전통과 수구라는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무조건 옛것이라고 추종하는 것은 수구에 불과하지만, 옛것을 통해서 앞으로 나아가는 계기, 또는 동력을 얻게 되면 옛것은 전통이 된다.

 

이런 전통을 살리는 사람들이 우리 문화의 맥을 잇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이들의 노력과 감식안에 의해서, 또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기증하는 행위를 통해서 우리 문화는 면면히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산업화로 옛것의 모든 것이 부정당할 위기에 처해있을 때 오히려 그것을 기회로 삼아 우리 것을 지켜낸 사람들, 그 옛것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책이다.

 

간혹 나와는 생각이 다른 글들이 있지만, 옛것에 대한 글쓴이의 애정에는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이런 글쓴이를 포함한 그들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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