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과 비정상의 과학 - 비정상의 시각으로 본 정상의 다른 얼굴
조던 스몰러 지음, 오공훈 옮김 / 시공사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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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은 요즘 각광받는 학문이다.

 

우리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많은 요소들이 뇌에서 작동한다고 밝혀졌고, 뇌를 연구함으로써 인간이 지닌 각종 이상 행위들에 대한 치료법도 속속 발견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뇌로 인간의 모든 것을 치환할 수는 없다. 인간에게 뇌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인간 전체는 아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뇌, 이것을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유전이라고 한다, 와 양육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만 한다고 한다.

 

여기에 뇌 또한 고정된 것이 아니라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가소성을 지닌 존재라고 하고, 인간의 발달단계에서는 민감기라는 시기가 있어서 어느 순간 뇌가 폭발적으로 발달하고, 급속도로 받아들이는 시기도 있지만, 이 시기가 지난다고 해서 변화되지 않는 것은 아니며, 유전으로 결정된 뇌라고 해도, 이 민감기에 어떤 배움과 환경에 놓여 있느냐에 따라 다르게 발전해 간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은 지금까지 발전해온 과학적 성과들을 총동원하여 우리 인간의 뇌와 심리, 행위에 대해서 이야기한 책이리라.

 

인간 역시 동물이니 동물의 역사를 밝힌 진화생물학과 뇌에 관한 신경과학, 뇌과학, 여기에 유전학과 심리학까지 동원하여 우리 인간의 행동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다.

 

주로 지금까지 인간 행위를 의학에서 설명할 때는 비정상을 중심으로, 즉 증세, 질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했다면, 이 책은 그 관점을 뒤집어서 정상을 중심에 놓기로 한다.

 

무엇이 정상적인 인간인가? 여기서 질문을 한다. 우리를 이해할 때는 대부분이 정상적일테니, 비정상은 이 정상에서 일탈한 소수일테니, 비정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으로 접근해야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정상은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 사실 우리에게 정상적인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또는 무엇이 인간을 정상적으로 만드는가? 라는 질문을 하면 우리는 답을 할 수가 없다.

 

마치 미술에서 경계선이 뚜렷하지 않은 스푸마토 기법처럼 인간의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이 경계선은 겹쳐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인간 역시 수학에서 말하는 정상분포도의 그래프로 파악하면 된다. 중앙값과 표준편차. 그리고 양 극단.

 

이 양극단에 해당하는 것이 비정상일테고, 이런 비정상을 정상 분포 안으로 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되는가 하는 점에 대해서 이 책이 고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인지심리학, 행동심리학, 분자생물학 등 최신 연구결과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정상 분포 안에 인간이 처하게 할 수 있나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럼에도 이 책은 조심스럽다. 인간은 유전자로도 환경으로도 교육으로도 딱 뭐라고 규정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많은 것들이 종합적이고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존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똑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래도) 그가 처한 배움이나 환경 또는 시기에 따라서 다르게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을 이 책에서는 거듭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인간은 복합적인 존재라는 얘기다. 그렇기에 평균적 인간, 그것이 바로 이 책에서 말하는 정상이겠고, 인간이 가장 매력적일 때는 평균에 위치할 때라는 이 책의 연구 결과는 이를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리라.

 

특별나게 뛰어난 존재가 아니라 평균적인 인간이 매력적이라는 얘기는 가장 정상적이라고 느껴지는 사람이 매력적이라는 얘기로 들릴 수 있고, 그런 인간은 정상 분포 안에 처한 인간이라는 뜻이기도 하겠기 때문이다.

 

참 많은 이론들이 담겨 있지만 우리 인간을 무엇이다라고 딱 규정짓지 않아서 좋다. 인간을 규정지을 수 있는 수많은 요인들을 알려주고, 그 요인들이 정상 분포에서 벗어났을 때 어떻게 우리들을 힘들게 하는지 보여주고, 그것을 정상 분포 안으로 돌려보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는 책이다.

 

그래, 이것이 바로 인간이다. 우리는 이만큼 복잡한 존재다. 그러나 우리들이 모이면 우리들의 정상 분포가 그려질 수 있듯이 우리 인간의 이 정상 분포를 이해한다면 우리가 좀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점을 명확하게 잘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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