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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인, 슬픈 배따라기를 남겨둘 뿐 ㅣ 우리학교 작가탐구클럽
류한형 지음 / 우리학교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우리학교 작가 탐구 클럽 시리즈를 계속 읽고 있는 중.
학생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좀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 작가를 알아야 한다는 기획 취지에 따라 작가 탐구 시리즈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백석, 김소월, 이태준, 이상, 김동인 이렇게 다섯 명의 작가를 탐구했는데, 책 표지에 보면 윤동주가 곧 나올 예정이고, 또 다른 작가들도 계속해서 탐구할 예정이라고 한다.
작가에 대해서 알려주는 일, 필요한 일이다. 적어도 문화 강국을 표방한다면 그 나라를 대표하는 작가들에 대해서는 좀 알아야 하지 않겠나.
우리나라가 미술이나 음악 분야에서도 뛰어난 사람이 많겠지만, 우리나라 문학을 일구어낸 사람들에 대해서도 역시 잘 알아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어 이런 책은 반갑다.
그만큼 작가에 대해서 관심이 없는 경우도 많고 학교 생활을 하면서 그냥 이름만 들어보고 끝난 경우도 많으니, 학생을 대상으로 했다고 하지만, 어른들이 읽어도 무방한 책들이다.
김동인 하면 어떤 소설이 떠오를까?
내가 학교 다닐 때 김동인 하면 떠오르는 작품이 한 다섯은 되는데, "감자, 배따라기, 광화사, 광염소나타, 붉은산" 이렇게 기본으로 그의 소설을 읽고 배우고 했다.
여기에 개인적으로 "젊은 그들"이라는 작품을 어렸을 때 읽고 그 활극에 재미를 붙이기도 했는데, 나중에 '태형'이란 작품을 알게 되었고, 역시 어렸을 때 '김연실전'을 읽고 일제시대 신여성에 대해서 잘못된 생각을 지니기도 했었는데...
그렇게 만든 장본인이 바로 김동인이었다. 그는 내 학창시절만 해도 우리나라 근대 소설가 중 최고였다. 늘 최고의 자리에서 그의 작품을 논하였고, 그가 한국의 '오스카 와일드'라고 불릴 정도로 유미주의자였다고 하니, 소설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때, 소설의 구조를 이야기할 때 그를 언급하지 않고는 넘어가지 않았다.
이런 김동인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책이 이 책이다. 그의 개인사와 문학관을 종합하여 작품과 연결하여 설명을 해주고 있는 책.
아마도 중학생들이 읽으면 생소한 어휘들 때문에 조금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겠지만(솔직히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상당한 배경지식을 요구한다. '카프'라든가, 신경향파, 유미주의 등등) 고등학생쯤 되면 쉽게 읽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데...
문학을 아름다움에서 접근한 사람, 우리나라 소설에서 과거형이라든지, 인칭대명사가 자연스럽게 쓰이게 만든 사람.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결코 행복하지 못했던, 오만했던 사람.
그런 그에 대한 책. 읽어가면서 우리나라 근대소설의 초창기에 이런 작가가 있었음을, 그는 이렇게 해서 우리나라 소설사에서 한 자리를 차지했음을 알아가도록 하자.
지금은 많이 평가절하되고 있지만, 그래도 김동인은 무시할 수 없는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적어도 그의 작품 '광염소나타'를 통해서는 천재와 보통사람의 관계를 고민할 수 있으니, 과연 천재 한 명이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누군가의 말로 영재교육을 강조하는 분위기에서, 그것이 옳은가 하는 토론 거리로 이 책이 유용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