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날이다.
날이 추워지면 어려운 사람들에겐 더 힘든 나날이 된다.
따뜻한 일들이 일어나 사람들 마음과 몸이 훈훈해졌으면 좋겠다.
시집을 이리저리 넘기다 아, 이 시구나, 예전에 보았던 시인데...지금 이 시대 아버지들이, 청년들이, 아니 우리들 보통 사람들이 겪고 있는 현실 아니던가.
시에 너무도 적절하게 표현되어 있는 이 현실을... 시를 읽으며 공감하고.
아버지 경제
한 방안이
점점 좁아지는구나
내가 밀려서 잠을 깨다 보면
요놈들은
키도 크고
넓어졌구나.
쌀도 한 말이면
일주일을 먹는데
요사이는 며칠 못 먹으니
아버지 경제는
찬바람이 불구나.
엄마는
추운데 밖을 나가고
아버지는 눈을 감고
몸부림치는구나.
봄이 오기 전에
모든 물가는 뛰고
아버지 경제는
더 더욱 적자운영으로
가득 채운 먹구름
주름살이
늘어만 난다.
이 시대는
식구들의
한 달 먹을 것이
벌써 걱정이니,
아버지의 경제는
어쩌자는 건가.
박봉우, 황지의 풀잎, 창작과비평사, 1979 3판. 14-15쪽.
춥다.
그렇다고 늘 움츠리고만 있을 수도 없는데. 그래, 겨울이 지나야 봄이 온다. 우리들에게 봄이 오기를 기다리며... 이 시. 다시 한 번 읽는다. 아버지의 경제를 어쩌자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우리들이 모두 편하게 발 뻗고 잘 수 있는 사회가 되게 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