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빅뱅 - 자연과학의 눈으로 교육을 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도서
이철국 지음 / 민들레 / 201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자연과학의 눈으로 교육을 보다'라고 하는 책인데, 빅뱅이라는 말이 우주의 탄생을 알리는 말이고, 천문학계에서 쓰는 용어이니 교육을 자연과학의 눈으로 보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앞표지에는 또 이런 멋있는(?) 구절이 적혀 있다.

 

'이제, 어린왕자의 심미적인 별과 천문학자의 핵융합하는 별이 만나야 한다'

 

별은 곧 교육이다. 그러니 교육은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함께 만나야만 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교육이 (특히 대안교육은 더) 인문학 쪽에 치우쳐 있다는 반성과 함께 자연과학적 지식이 교육에 들어와야지만 온전한 교육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긴 학생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문과와 이과로 나뉘고, 문과에서는 과학 쪽 공부를 거의 하지 않고 과학과는 영원한 이별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벌써 반쪽은 십대 후반에 과학 공부와 관련이 없어지고, 또 이과라고 해도 과학 공부가 진정한 과학 공부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는 대답을 하기 힘든 지경이니, 또 다른 반쪽인 이과에서도 과학은 멀어진, 안드로메다 성운에 해당하는 그런 공부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새가 한 쪽 날개로는 날 수 없듯이 교육 역시 한 쪽으로만 이루어질 수는 없다고 한다. 그렇다. 교육은 우리가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함께 추구하는 과정이기에 인문학과 자연과학은 함께 가야만 한다.

 

이 책에서 말하고 있듯이 요즘은 "빅 히스토리"라고 하여 과학과 역사, 문학, 철학이 하나로 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하니, 융합, 융합 하는 요즘 자연과학을 교육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주장하고 있는 이 책은 커다란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고 자연과학의 이론을 주저리주저리 나열하자는 것이 아니다. 우주 탄생, 생명 탄생에 대한 기본적인 의문을 갖게 하자는 것이다. 이런 의문은 철학적 질문이기도 하지만, 과학적 질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죽음에 대한 질문이 철학적 질문, 종교적 질문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 질문이기도 하다는 점을 이 책은 잘 보여주고 있다.

 

원핵 세포들에게는 죽음이 없었는데, 진핵 세포들로 진화하면서 함께 모여 죽을 수 있게 된 상태가 바로 우리 생명체들이 탄생한 순간이고, 이런 탄생은 죽음과 함께 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는데...(239-245쪽 참조)

 

가장 종교적이고 철학적일 것 같은 죽음에 관한 질문 마저도 자연과학으로 이야기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니, 교육에서 자연과학과 인문학이 함께 가야 함은 당연한 일임을 이 책을 읽으면서 확신하게 된다.

 

대안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지은이가 자신의 교육 경험을 이야기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인지를 말해가는 가운데, 각 장마다 과학에 대한 이야기를 끼워넣고 있다. 끼워넣고 있다기 보다는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많은 작은 제목들이 있는데 그 중에 마음에 와 닿은 제목.

 

모든 아닌 세상에 딱 한 명이다  

빛과 같은 아이들-역자역학에 따른 교육관

우주와 생명에 대한 이해는 나를 이해하는 지름길

초신성같은 대안교육

 

이런 제목들만 보아도 교육이 과학과 떨어질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세상에 있는 수많은 별들이 모두 자신들만의 별이듯이, 아이들 역시 자신들만일 수밖에 없음을... 과학을 통해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을 갖게 하고 있으며, 불확정성의 원리를 들어 아이들을 바라보게 하고, 결국 우주와 생명에 대한 이해가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는 길임을 알려주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지구를 만들어낸 것은 결국 초신성의 폭발로 인한 결과이니, 우리 교육이 조금씩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역시 대안교육의 역할이라고, 이렇게 과학과 교육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다.

 

과학 하면 어렵다고, 지겹다고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고 마는데, 이 점에서는 나 역시 자유로울 수 없는데, 그게 아니다. 우리가 과학에 대해서 잘못된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고, 그런 관점을 깨야지만 제대로 된 교육을 할 수 있다고 이 책은 말하는 듯하다.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함께 교육에 들어올 때 바람직한 교육이 된다고 하는데... 문,이과를 통합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겠다는 지금 정부의 정책이 방향은 옳을지 모르는데, 그 방향으로 올바르게 가기 위해서는 이런 책, 참고해야만 한다.

 

교사들이 읽으면 참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고, 교육정책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자신들이 주장하는 문,이과 통합 교육과정에 대한 방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게 만든 책이다.

 

과학 쪽의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 책이기도 하고... 지식의 편향은 결국 사고의 편향을 낳으니, 나도 다양한 책을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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