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수업에서 나를 만나다 - 교사의 내면을 세우는 수업 성찰
김태현 지음 / 좋은교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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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이 읽으면 많이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수처럼 가르치려 들지 않고, 그렇다고 자신의 경험만을 나열하지 않고, 경험 속에서 느낀 점들을 심화시켜 하나의 실천 방법으로 만들어낸 책이다.

 

경험이 묻어 있기에, 그럼에도 경험을 넘어서 있기에 더 가치가 있는 책이다.

 

많은 교사들이 수업을 힘들어하고, 수업에서 지치고 좌절하고 결국 관행적인(이 관행이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말인가. 그냥 예전에 했던 대로 했을 뿐이라는, 책임을 미루는 말이지 않은가) 수업 방식으로 돌아가고 마는 현실에서,

 

"그럼에도"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의 수업을 변화시켜 가려 하는 교사들이 있는데, 그런 교사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쓰여진 책.

 

자신의 수업을 바꾸고 싶어서 많은 노력을 했던 교사가 대학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냈던 '수업 비평'이나, '아이의 눈으로 수업보기'나 일본의 '배움의 공동체'를 넘어 자신만의 방법을, 철학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책이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수업을 바꾸고 싶어하는 교사들의 마음에 쏙쏙 들어오는 책이 될 것이다. 그리고 실천을 통해 자신의 수업을 한 번 바꾸어 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게 하는 책이기도 할 것이고.

 

수업을 바꾸기 어렵다. 교사들은 생각이 진보적일지라도 실제 행동에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다. 또한 학교 다닐 때 모범적인 생활을 많이 한 사람들이 교사들이기에 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남의 눈에 어떻게 비칠지를 부단히 신경쓴다.

 

그것이 바로 수업을 잘하고자 하는 욕망을 억누르는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왜냐 하면 나만 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을 하는 교사도 많고, 또 입시에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는 교사도 있기에 남들과 같이, 입시에 나올 만한 내용 중심으로 수업을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이 책에서는 교사들이 수업에서 자신감이 없다고, 불안해 한다는 말로 이야기하고 있다. 즉 교사들은 꽤나 자신있게 수업을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교사들은 수업을 하면서 많은 불안감을 지니고 있다는 점을 정확하게 지적해 내고 있다.

 

이 불안감을 감추려고 교사들은 자신의 수업을 공개하는 것을 꺼린다. 자신의 수업은 한 교실에서 문을 꼭꼭 닫아걸고 오직 자신만의 수업으로 이끌어가는 교사들이 많아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교사들은 대부분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면서 힘들어한다.

 

여기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비평적 관점으로 수업을 보고, 학생의 배움을 중심으로 수업을 보고, 교사의 내면을 중심으로 수업을 보라고 한다.

 

이 세 가지가 차례로 또는 융합적으로 작용하게 자신의 수업을 성찰해야 하는데, 혼자서는 불가능하니 수업 친구를 만들라고 한다. 수업 친구 모임. 그것을 통해서 수업을 함께 공유해 나가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수업은 한 번에 확 변하지는 않아도 적어도 흔들리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고쳐나가려고 하게 된다고.

 

교사들... 읽으면 참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의 수업을 성찰하는 힘을 갖게 해주는 책이니 말이다.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이렇게 수업에 대해 고민하고, 수업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는 교사들이 점점 늘고 있는 우리나라, 교육에 희망이 보인다.

 

역시 교사는 수업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자신의 수업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보람을 느끼는 교사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생각할 만한 문장들이다.

37쪽. 수업을 예술적인 차원에서 음미하는 것이 ‘비평적인 관점으로 수업보기’이다. ... 수업은 예술이다. 교사라는 예술가에 의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고 창작되는 것이 수업이다.

39쪽. ‘교사가 어떤 목적으로 수업을 했고, 그 목적대로 수업이 구현되고 있느냐’를 봐야 한다.

46쪽. 나의 경우에는 사고의 수준을 가지고 배움의 양상을 판단한다. 내게 있어 배움이란, 학생들이 사고를 통해 생각이 새롭게 되어 삶이 변화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적 사고-> 추론적 사고 -> 비판적 사고 -> 창의적 사고 -> 성찰적 사고

52쪽. 예상외로 많은 교사들이 학생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로 인해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수업을 잘하고 싶어도 준비한 대로 수업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53쪽. 학생들의 마음을 잘 모아서 한 방향으로 수업을 진행하려면 교사의 내면이 견고하게 서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학생들의 작은 행동에도 신경이 쓰이고, 그것으로 인해 수업은 흔들리게 된다.

57쪽. 수업을 같이 보고 내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많은 교사들은 큰 힘을 얻고 수업을 개선해 갈 수 있는 동력을 갖게 된다.

70쪽. 우리가 수업을 처음 볼 때, ‘수업을 잘 하느냐, 못 하느냐’를 보는 것이 아니라, 교사가 어떤 신념을 가지고 수업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수업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즉 수업의 정체성을 살펴야 하는 것이다.

72쪽. 내 수업의 정체성 찾기! 이를 위해 교사들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수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신만의 답을 해야 한다. 수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먼저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85쪽. 진정한 교사라면 내 수업 속에서 학생들에게 교과 지식을 익히고 습득하는 기쁨을 주어야 한다. 수업을 통해 ‘내가 누구인지, 세상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주고, 참다운 행복을 누리는 지혜를 가르쳐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교육적 신념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105쪽. 배움이 있는 수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실 내에서, 적절한 질서 속에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이 서로의 생각을 말하고 들어줄 수 있는 친밀한 관까 형성되어야 한다.
... ‘경계’가 있지만 ‘존중’이 있는 수업을 우리는 지향해야 한다.

109쪽. 수업 내 관계에서 교사 스스로 자신만의 철학을 갖기 위해서는 ‘학생은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내게 학생은 어떤 존재인지’,‘학생은 어떻게 하면 변할 수 있는지’. ‘나는 학생을 어떻게 성장하게 하고 싶은지’ 등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 학생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철학을 갖췄다면 이제는 교사 스스로가 평소에 학생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를 정확히 알아차려야 한다.

116쪽. 수업의 경계를 제대로 세우지 못하는 교사들은 대개 자신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 ‘내 수업이 재미없으니까 애들이 떠드는 거야’, ‘나는 학생들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무능한 교사야.’라는 패배의식이 수업 속에서 학생들과의 경계를 세우는 것을 어렵게 한다.

139쪽. 통제하는 수업에서 학생들을 존중하는 수업으로 나아가려면, 교사는 일단 수업의 힘을 빼야 한다. ... 과도하게 권위만 내세웠던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학생들의 생각과 마음을 읽도록 노력해야 한다.

149쪽. 대화하는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교사는 어떤 형태로든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발행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해야지, 학생들과 대화하는 것 자체를 포기해서는 안된다.

152쪽. 교사가 수업 속에 학생들이 들어올 수 있는 여백을 둠으로써, 학생 스스로 친구와 혹은 교사와 대화하면서 의미 있는 배움이 만들어진다.

153쪽. 수업에 여백을 갖는 것은 (이처럼) 교사 주도의 수업을 멈추고 학생들이 생각하고 발표할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160쪽. 교사가 대화 있는 수업을 통해 학생들과 소통을 하려면, ‘학생 개개인의 소리를 깊게 들어야겠다’는 마음 자세를 가져야 한다.

163쪽. 수업 개선의 열쇠는 오히려 작고 소박한 데 있다. 학생들이 발표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학생들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고, 그 이야기에 공감해 주는 것이다.

173쪽. 의미, 의문, 논리, 성찰, 창의, 위계가 있는 내용을 통해 학생들을 의미 있는 배움으로 이끌어야 한다.

180-181쪽. 교사는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요약 정리를 잘해주는 사람이 아니라, 교과 지식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학생들이 발견하게 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세계를 더 깊고 즐겁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192쪽. 똑같은 내용 속에서도 학생을 도전하게 하고 몰입하게 하는 과제를 만드는 교사가 진정한 의미의 ‘좋은 교사’이다. 이것이 교사의 전문성이다. 수업의 프로인 교사는 학생의 지적, 문화적, 정서적 상황을 고려하여 정교한 활동 과제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216쪽. ‘마음 열기 – 생각 쌓기 – 생각에 날개 달기 – 삶에 접속하기’의 4단계 틀로, 기승전결의 4단계 글쓰기 구조를 변용

237쪽. ‘수업 친구 만들기’는 학교 동료 선생님 한 명과 함께 서로 수업을 공개하고, 수업에 대해 내면적인 대화를 하는 것으로 시작.

252-253쪽. 수업 나눔은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업 시간에 내가 그것을 의식하고 관찰하고 성찰하는 것 자체로 의미를 지닌다.
... 수업 나눔에서 중요한 것은 해결의 ‘끝’을 맛보는 것이 아니라 도전의 ‘시작’을 만드는 데 있다.

265쪽. 수업 변화에 대한 열망이 높은 교사는 직접적으로 수업의 문제점을 알려 달라고 하거나, 자신이 고민하고 있던 문제를 중심으로 조언을 해달라고 한다. 이럴 때는 문제 사항에 대해 직접적인 조언을 하는 컨설팅의 방법을 사용하면 좋다.

268쪽. 예상 외로 많은 교사들이 학생들과 대화 하면서 내용을 연결하는 ‘소통 능력’이 부족해요.

272쪽. 교사는 수업을 열어야 한다. 아무에게나 여는 것이 아니라 정말 친한 동료 교사 한 명에게는 수업을 보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진솔한 수업 나눔을 시작하면서 수업에 대한 깊은 고민과 아픔을 서로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318쪽. 교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 첫째는 학생에 대한 공감 능력 키우기, 둘째는 세계에 대한 민감성 키우기, 셋째는 공동체에 속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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