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인간 1 Rediscovery 아고라 재발견총서 1
메리 셸리 지음, 김하나 옮김 / 아고라 / 2014년 7월
평점 :
품절


메리 셸리.

 

내가 이름을 알게 된 것은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을 통해서 였다. 그녀가 영국 낭만파 시인인 셸리의 부인이라는 사실을 그 책에 나와 있는 설명을 통해서 알 수 있었고, 그 때 그 소설을 읽으며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프랑켄슈타인'이 괴물의 이름이 아니라, 그 생명체를 만들어낸 박사의 이름이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매우 재미있게 "프랑켄슈타인"을 읽었기 때문에, 또 100년 전에 이미 지금 일어나고 있는 복제 문제와 비슷한 문제제기를 했다는 그 총기 때문에, 이 책이 나왔다는 기사를 본 순간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제목도 "최후의 인간"이지 않은가. 뜻하지 않은 일로 인간들이 멸망해가고, 그 과정을 지켜보는 인간의 모습을 이야기한 소설이겠지 기대하면서, 상당히 흥미진진하겠지라는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1,2권으로 분리되어 출판되었는데, 지금은 1권만 읽은 상태.

 

주요 등장인물은 여섯 명이다.

 

주인공이자 서술자인 라이오넬, 그리고 그의 여동생 퍼디타. 왕자이었으나 아버지가 왕위를 포기하여 귀족이 된 에이드리언과 그의 누이 아이드리스, 여기에 야망을 지닌 사람인 레이먼드, 그리고 그리스 귀족 출신의 여자 에바드네.

 

1권에서는 이 중에 세 명이 세상을 뜬다. 바로 에바드네와 레이먼드, 퍼디타. 그리고 이들의 죽음은 곧 다가올 비극을 예비하고 있는데...

 

단순한 사랑이야기로 시작한다고 생각했다.

 

에이드리언이 에바드네를 사랑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에바드네는 레이먼드를 사랑하고, 그러나 레이먼드는 퍼디타와 결혼하고, 라이오넬은 아이드리스와 결혼을 하고, 에바드네는 결국 영국을 떠나고 반쯤 정신이 나가있던 에이드리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과정이 전개되고 있으니, 이 정도면 흔한 연애소설 정도에 불과하다.

 

그래서 첫부분에서는 잘 읽히지 않는다. 이 정도 사랑의 갈등이야 지금 세상에서는 별것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1권의 중반부를 넘어서부터 그리스와 터키의 전쟁이 나오고, 그 전쟁에 그리스를 위해서 레이먼드가 참전하면서부터 갈등이 심화된다.

 

이제부터는 단순한 사랑의 갈등이 아니라 사회 문제가 대두된다. 이는 레이먼드의 죽음과 더불어 불길하게 다가온다. 

 

레이먼드의 죽음이 전쟁으로 인한 죽음이라기보다는 전염병으로 인한 죽음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물론 그는 소설 속에서 폭발로 인한 사고로 죽는다. 하지만 그 과정에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광범위하게 나오고, 그것은 전쟁의 비극과 더불어 사람들을 절망에 빠뜨린다.  

 

소설에서 먼저 그리스-터키 전쟁에 참전하다 부상을 당해 영국으로 귀국한 에이드리언이 전쟁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그리스 전쟁의 진짜 이유는 드러나지 않았어. 그럴싸한 이유를 뒤에 잘 숨겨두었던 거지. 296쪽.

전쟁이라는 격한 시간 속에서 인간의 탈을 쓴 악마로 변모한 거야. 297쪽.

 

다음에 레이먼드를 찾아 그리스에 왔다가 그와 함께 참전한 라이오넬이 목격한 전쟁의 참상, 전염병의 위협이다.

 

모든 인류의 적인 전염병은 6월에 나일 강가에서 뱀의 머리처럼 사악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원래 전염병과는 거리가 멀었던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서도 감염이 시작된 상태였다. 그곳이 바로 콘스탄티노플이었다. 321쪽.

 

이런 전염병에 대한 공포가 그리스군에 광범위하게 퍼지고, 결국 그 두려움이 레이먼드를 홀로 콘스탄티노플 성으로 들어가게 하고,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

 

하지만 전염병은 여기서 언급만 되고 있을 뿐이다. 전염병의 위험성은 레이먼드와 퍼디타의 죽음 이후 라이오넬의 설명을 통해서 언급이 될 뿐이다. 아직은 영국에서 그 전염병의 위협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생각있는 사람들이 우려를 하기 시작했을 뿐이다. 라이오넬은 전엽병의 위험성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이제 다가올 여름에 감염이 확산될 것을 우려한 그리스는 테살리아 경계에 저지선을 세워 엄격하게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하네요. 402쪽.

 

여기서 1권이 끝난다. 아직 전염병은 영국에 상륙하지 않았다. 그에 대한 두려움을 주인공이 느끼고 있을 뿐이다.

 

이제 본격적인 종말 문학적인 요소는 2권에서 시작된다... 그렇게 될 것이다.

 

그런데.. 이 소설이 지금부터 거의 100년 전 소설인데,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일들과 유사한 일들이 묘사되어 있음에, 우리 인간의 역사가 이토록 반복을 거듭하고 있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전쟁의 비인간성. 전염병의 위협.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두 가지 위협 아니던가.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일어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거나, 고통을 받고 있으며, 에볼라 바이러스가 지구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 아니던가.

 

우리는 지금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로 떨고 있지 않은가. 이 소설에서 말하고 있듯이 우리도 엄격하게 출입국을 통제하고 있지 않은가.

 

이에 대한 해결은?

 

단지 공포 속에 빠져 있으면 안되지 않은가. 자, 소설 2권을 읽어보자. 어떻게 대처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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