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뤄지는 생각들
버트 헬링거 지음, 박이호 옮김 / 고요아침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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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세우기 치료라는 획기적인(?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서양의 정신의학과 동양의 기 사상이 합쳐진 것이 바로 이 치료론이라고 생각하기에) 치료방법을 생각해 낸 헬링거의 글 모음이다.

 

영적인 글 모음이라고 해야 옳을 듯한데, 길게 말할 필요가 없다.

 

한 구절 한 구절이, 한 단락 한 단락이 생각을 깊게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니 생각을 깊게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글자들은 글자들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놀게 된다.

 

무엇보다도 깊은 사랑, 넓은 사랑, 이것이 그가 강조하는 말인데... 이는 바로 영적인 사랑이고, 이러한 영적인 힘은 바로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 그래서 우리가 함부로 선악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사랑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이 사랑을 해야 한다는 사실... 그것이 바로 영적인 사랑이라는 것.

 

영적인 힘 앞에는 너와 나의 구분이 무의미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 하나됨으로 된다는 것.

 

그 하나됨은 질서의 영역에 속하는데 질서에 맞는 자리, 맞는 말과 행동을 할 때 우리는 편안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자기의 자리를 지키는 것, 이것이 바로 가족에서 자기의 자리이고, 이것이 바로 질서인데, 이런 자리를 잘못 잡았을 때 문제가 생긴다는 것이 바로 헬링거의 이론이기도 하다.

 

하여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제 자리를 찾아주는 일을 하는 것이 가족세우기 치료이기도 하고.

 

다들 생각할 거리가 많은 구절인데... 뒷부분으로 갈수록 지금 우리나라 현실과 겹쳐지면서 우리는 지금 제 자리를 잃고 지내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빨리 제 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제 자리를 찾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건강에 대해 말한 부분 가운데 일부를 보자.

 

건강은 질서와 공명과 어떤 관계에 있습니다. 질서란,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많은 것과 함께 작용할 수 있게 작용하여, 각자가 특별하게 다른 모든 것과 공명에 있는 것입니다.

 

몸의 건강은 우리 몸을 살게 하는 모든 움직임들이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그룹 구성원이 각자의 방법으로 전체가 기분 좋게 하기 위해 함께 노력합니다. 함께 노력한다는 것은, 첫째 각자가 필요하고 할 수 있는 만큼 서로 주고받는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도 질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모두는 그룹이 정해준 자신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275쪽

 

고리타분한 말로 들리는가? 아님 너무도 보수적인 말로 들리는가? 보수적일 수 있다. 잘못 적용하면 통치의 논리, 지배의 논리로 이용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자기들이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할 때 질서가 이루어진다는 말이 된다.

 

자기 역할, 자기가 속한 자리에서 해야 할 일을 제대로 해야만 한다는 말이다. 지금 내가 정치인의 자리에 있다면 정치인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하고, 지식인이라면 지식인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시민이라면 시민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말이 되기도 하고.

 

과연 그러한가? 우리 사회는 이렇게 질서가 이루어져 있는가? 그래서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이 질문은 과거로 회귀하자는 질문이 아니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헬링거의 이 책에서는 이것을 '왜?'에서 '어디로?'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다.

 

지금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가? 그래야 우리가 모두 건강해질 수 있는가? 몸도 마음도 건강해져야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단지 정신치료적인 차원에서가 아니라 사회치료적인 차원에서도 이 책은 유용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세상에 독립된 것은 없다!

 

우리는 서로 공명해야만 한다. 넓고 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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