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인문의 집을 짓다 - 2014 세종도서 교양부문 융합과 통섭의 지식 콘서트 2
양용기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의 서문에 해당하는 '들어가며'에서 저자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 책이 건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청소년들에게, 또는 건축의 기본적인 지식을 익혔지만 더 심도 있게 공부하고자 하는 건축학도들에게, 그리고 건축을 종합적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일반인들에게 하나의 길을 보여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의식주의 하나로서 오랜 시간 같이해온 건축물을 우리 삶의 중요한 동반자로 이해하는 데 얼마간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아울러 건축을 통해 풍부한 인문학적 상상력이 발휘되기를 소망해본다." (9쪽)

 

이것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쓴 이유가. 우리가 건축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4대강이라는 어처구니없는 그런 토목공사가 강행되게 내버려두지 않았을텐데, 인공하천이 된 청계천 복원사업을 그냥 두지 않았을텐데...

 

건축은 전문가만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으로, 우리는 잘 모르니 전문가들이 잘 알아서 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그냥 내버려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건축이 인문학이라면, 인문학은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니 건축 역시 우리들이 살아가는데 꼭 알아야 할 학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주어진 집에서, 건물에서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활 공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것, 인문학적으로 건축을 판단할 수 있는 것, 또 인문학적으로 건축이 존재하게 해야 하는 것, 그것이 우리의 책임이자 권리가 아닐까 한다.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내 소감은 그렇다.

 

대학의 건축학과가 5년이 된 이유도 국제적인 표준을 맞추기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건축이라는 학문이 4년만으로는 제대로 배울 수 없다는 데 있지 않을까 한다.

 

건축 기술만을 배운다면 4년이면 충분하겠지만, 건축은 인문학적 종합능력이 필요한 학문이기에 인문학을 공부하고, 과학을 공부하고, 기술을 배우는 과정을 거쳐야 하므로, 다른 대학에 비해 1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나 싶다.

 

그만큼 건축은 종합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종합예술이되 고정된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그 밖에서 살아가는 사람과 함께 만들어가는 유동적인 종합 행위예술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건축은 건축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과 함께 존재하고, 변해가기 때문인데... 이런 건축에 인문학이 필요한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든다.

 

주로 건축과 자연, 건축과 사람, 건축과 아름다움, 건축과 실용성 등을 중심으로 한 책들을 읽었는데, 이 책은 이들을 종합하고 있다.

 

제목과 마찬가지로 인문의 집을 짓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여 첫 시작을 '인간을 위한 건축:융합으로 아우르는 종합 학문'으로 시작한다.

 

그 다음에 '건축에 반영된 미술사, 미술사에 반영된 건축'이 이어져 예술과 건축의 관련성을 살펴보고 있으며, '도시를 창조한 건축, 사회를 이해하는 척도'에서 건축에 반영된 사회상을 살피고 있다. 건축이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 장소가 되기에 건축에서 사회가 빠질 수 없고, 그 사회에서 원하는 양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이야기 하고 있다. 건축을 보면 사회를 알 수 있다는 얘기가 여기서 나온다.

 

'과학에 바탕을 둔 건축, 미래를 준비하는 첨단과학'에서는 기술과 건축의 관련성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주로 그 사회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재료로 건축하던 과거와는 달리 획기적인 기술과학의 발달로 인해 예전에 불가능하던 건축도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 앞으로 더 과학기술이 발달할텐데, 그에 걸맞게 건축도 진화해 갈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철학, 미학, 심리학적 질문으로 완성되는 건축'에서는 건축은 바로 우리 인간의 삶을 담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있다. 이왕이면 다홍치마란 말도 있듯이 우리는 보기 좋은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을 좋아한다. 건축도 마찬가지다. 건축이 단지 실용적이기만 하다면 어찌 인문의 집을 짓는다고 할 수 있겠는가. 건축에는 철학과 미학, 그리고 심리학이 종합적으로 담겨 있다는 말, 동의한다.

 

'문화 전달자로서의 건축, 건축의 상징을 녹여내는 영화'에서는 현대 예술의 총아라고 할 수 있는 영화에 나타난 건축에 대해 이야기해주고 있으며, 건축이 전세계인을 불러모으는 역할도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인문학 분야와 건축이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쉽게 잘 설명해주고 있다. 곳곳에 사진도 있고, 어려운 개념은 옆 날개에서 설명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나같은 초심자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건축이 얼마나 중요한지, 우리가 학교에서 공통기본교과라고 하여 배우는 것이 있듯이 이러한 건축에 대해서도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민족, 문화민족 하는데, 건축 역시 문화이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