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표지에 노란 배가 떠 있다. 노란 배에는 글자가 쓰여 있는데, "잊지 말아요 세월호 0416"이다.

 

아마도 좀 자란 사람에게 잊혀지지 않을 숫자와 이름. 그러나 억지로 잊게 하려고 하는 이름.

 

이 이름에 피로감을 더해 억지로라도 잊게 하려고 하는 지금.

 

그것이 바로 오늘이다.

 

오늘은 어제와 이어져 있고, 어제로부터 온 오늘이 내일로 연결이 되는데...

 

"삶창" 100호.

 

많은 삶창들이 모이고 모여 100호를 이루었고, 이제 100호를 기점으로 더 많은 삶창들이 나오게 되겠지.

 

양질전환의 법칙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한 잡지가 100호까지 발간이 되었다면 그 의미가 상당할테고, 나름대로 자신들의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조금 편제가 달라졌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우리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가 좀 줄었고, 새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다룬 글들이 늘었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일반 독자들의 글이 줄었고, 약간은 전문적이라 할 글들이 늘었다고나 해야 할까.

 

일반 사람들의 이야기가 진솔하게 펼쳐져 책에 나온 글들이 우리 삶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닌 바로 우리네 삶이라는 생각이 들게 했었는데, 그래서 깊이와 높이, 전문성은 조금 떨어지더라도 보통 사람들이 즐겨 읽을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 호에는 그런 일반(?이 말도 좀 이상하다. 사람들은 모두 일반 사람들인데...다만, 좀 배웠다고 하는 그래서 지식인라고 하는 사람들과 대비되는 말로 쓰고 있다고 봤으면 한다) 사람들의 글보다는 지식인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의 글이 많이 실렸다.

 

책의 내용이 수평보다는 수직으로 좀더 깊어지고 높아졌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나 할까.

 

하여 "오늘"이라는 특집 글에서는 지금 우리 사회의 문제를 이야기하되, 조금은 지식인의 시각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는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 역할을 하기 위한 글들임에 틀림이 없지만, 지금까지와의 편집방향과는 많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식인의 글들임에 틀림없지만 학술적이지는 않다. 인문학적 소양, 인문학적 소양 하는데, 사람들이 누구나 인문학적 소양을 지녀야 하듯이 글들이 조금 깊어졌을 뿐이다.

 

사회를 보는 눈을 함께 걷은 보통사람들에서 조금은 다른 위치에서 볼 수도 있음을, 그래야 더 잘 보임을 말해주듯이.

 

해고노동자들, 핵발전소, 방송, 그리고 스포츠까지. 이게 이번 호 "오늘"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이다.

 

아마도 이런 주제들은 늘 우리에게 "오늘"이 될터인데, 우리가 이를 어떻고 보고 받아들이고 어떻게 행동해서 바꿔나가느냐에 따라 그 내용은 달라질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삶창'이 말하고자 하는 바이겠고.

 

생각할 거리들이 많다. 하나하나 내가 일상에서 겪는 일이고 별다른 생각없이 지나치는 일들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 내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내 삶을 바라보게 하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또한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기도 한다.

 

이런 역할을 이제 100호까지 해왔다. "삶창"이 더 길게 이 역할을 잊지 않고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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