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현실주의 디테일로 보는 명작의 비밀 4
로라 톰슨 지음, 이수연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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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라는 말은 어렵다. 말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우리나라에서도 초현실주의 작가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이상'이고 '이상'은 말 그대로 이상한 사람 취급을 받았으니 초현실주의가 쉽지 않은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왜냐하면 초현실주의 자체가 현실을 넘어선다는 뜻이니, 현실은 우리의 의식에 파악이 되는 세계라면 초현실은 우리의 의식이 파악하지 못하는 무의식의 세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초현실주의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은 대략 두 집단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자동기술법을 이용했던 이들은 무의식과 자아의 관계를 설명한 카를 융의 해석을 따랐다. 이 화가들은 브르통과 엘뤼아르가 실천했던 자동기술법을 자신만의 표현 기법에 응용하여 이미지가 캔버스 위에 자유롭게 표현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와 반대로 사실 묘사적 초현실주의 화가들은 꿈의 해석을 토대로 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무의식 연구를 지지했다. 이미지가 무의식의 언어라고 믿은 이 예술가들은 자신들의 꿈과 환영을 토대로 하여 좀 더 형식적인 작품을 제작하고는 했다. (6-7쪽)

 

무의식을 의식의 차원으로 끌어올려 표현해내면 우리는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해석하려고 하는데, 본래 감추어져 있던 무의식을 의식의 언어로 해석해내려고 하니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미술은 조금 나으려나? 무의식을 이미지로 표현해내는 미술은 언어 자체가 감추고 있는 의미를 시각으로 드러내 주고 있으니 조금 낫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이해하기는 힘들다.

 

다만 그들의 표현에 놀라고 감탄할 뿐이다. 해석을 하기 전에 놀라움에 휩싸이게 된다. 그렇지만 이런 초현실주의도 어느 시기를 지나면 사라지고 만다. 초현실주의라는 것이 오랫동안 유지가 되면 이미 그것은 초현실주의가 아니라 현실주의가 되기 때문이다.

 

경이롭던 것도 자주 보면 경이성을 상실하듯이 무의식을 표현한다는 초현실주의도 지속되다보면 무의식이 의식으로 전환되어 현실주의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초현실주의는 역사적 시기의 산물이다.(7쪽)

 

이런 역사적 시기의 초현실주의 작품 20편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있는 책이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과 같은 편제를 택하고 있어서 개관과 작품 보기, 구체적인 설명이 반복되고 있다.

 

한참을 읽다보면 초현실주의 작품들을 감상하면서도 이들이 그림에 사용한 색채나 기법 등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그런 것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달리나 마그리트가 나오고, 그밖에 처음 듣는 이름도 있지만, 이들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기괴하고 특이한 그림들이 우리들에게 다가오게 만든 것, 그것이 바로 초현실주의자들의 공로라고 해야겠고, 그렇다고 이들이 기본적인 미술적 기법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된다.

 

무의식은 의식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무의식은 의식을 통해 표현되기 때문에 이들의 초현실주의 작품들도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한 미술 기법 등을 통해 표현되기 때문이다.

 

'디테일로 보는 명작의 비밀'이라는 작은 제목 답게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이 되어 있어서 미술에 문외한인 나같은 사람도 읽으면서 어느 정도 미술에 친숙해진 것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이론을 몰라도, 작품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해도, 이들 그림을 보는 재미는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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