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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 기본소득을 - 21세기 지구를 뒤흔들 희망 프로젝트 ㅣ 기본소득 총서 1
최광은 지음 / 박종철출판사 / 2011년 1월
평점 :
밥과 장미 또는 빵과 장미.
밥이나 빵이 최소한의 생계를 뜻한다면 장미는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생활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은 생계를 넘어 생활을 해야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데,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했다는 현대에 밥조차 해결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 역설적이다.
적어도 인류가 생산해내는 물질로는 굶주리는 사람이 단 한 사람도 나와서는 안되는데, 그렇지 않은 현실은 자본주의의 문제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밥에 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누구에게나 조건없이 모두 동등한 소득을 보장해주는 제도.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신고니 심사니 할 필요없이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라도 일정한 소득을 보장해주는 일. 기본소득.
그리 많은 액수일 필요는 없다. 밥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정도의 금액이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이와 더불어 장미라고 할 수 있는 생활에 필요한 제반 조건들의 충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지만.
선별적 복지가 사람들에게 위화감 조성 및 막대한 행정력으로 인한 자금 소비를 초래한다면, 기본소득은 그러한 절차가 없고 모두가 동등하게 받기 때문에 위화감이 생길 여지가 없다.
문제는 기본소득에 대해서 동의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야 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점인데, 이미 브라질에서는 시민기본소득법을 통과해 실시하기도 했고, 또 미국의 알래스카 주에서는 석유 판매로 남은 돈으로 주민들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해주고 있다고 하니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세계적으로도 '기본소득네트워크'가 결성되어 국제적인 연대도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기본소특한국네트워크가 결성이 되었고, 세계기본소득네트워크에 가입이 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과 이를 거대 정당들이 자신들의 정책으로 연구하지 않는다는 점... 책 뒤에 나오지만 우리나라에서 기본소득에 관심을 가진 정당은 이 책이 나온 2010년을 기준으로 '사회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밖에 없었다.
정책적으로 큰 힘을 발휘하는 새누리당은 보편적 복지에 부정적인 입장이 많고(그들이 무상급식에 반대했던, 또는 어쩔 수 없이 찬성했던 그런 모습은 익히 잘 알려져 있으니), 그만큼 커다란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도 기본소득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더 활발해지고 정치 쟁점이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활동들이 필요한데, 정책적 실현을 위해서는 선거제도 개혁이 함께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가 아닌, 비례대표제를 대폭 확대하고,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여 다양한 정당들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제도가 마련된다면 기본소득과 같은 문제는 각 정당들이 연구 검토하여 자신들의 정책으로 내걸 수 있게 될 것이고, 국민들은 좀더 다양한 정당들에 대해서 사표가 하닌 투표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레 기본소득 문제도 각 정당들이 연구하게 되지 않을까 한다. 아직은 멀기만 한 기본소득이지만,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무상급식이 실현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으니, 기본소득도 마찬가지다.
멀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리고 많은 연구자들이나 활동가들이 기본소득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있고, 다양한 논의를 통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가장 먼저 공격하는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나름 대책을 세워가고 있으니... 기본소득제도의 도입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이 책은 2010년에 나왔다는, 벌써 4년이 지나서 시일이 지난 감이 있는 내용도 있지만, 기본소득에 관해서 기초적인 정보와 내용을 제시해주고 있다.
기본소득에 관한 역사, 내용, 쟁점, 그리고 우리나라 현황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해주고 있어서 기본소득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처음에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좋다는 생각이 든다.
더 많이 읽어서 더 많이 기본소득에 대한 생각이 퍼져 나가길 바란다. 이 책은 그런 점에서 민들레 씨앗처럼 많은 곳으로 퍼져나갈 것이다.
이 책의 작은 제목이 '21세기 지구를 뒤흔들 희망 프로젝트'다. 희망의 씨앗이 이미 퍼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