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다 - 김수영 문학상 수상작 대표 시 선집 민음의 시 201
김행숙 외 엮음 / 민음사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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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은 온몸으로 시를 밀고 나갔다고 한다. 온몸으로 시를 썼다는 얘기는 자신의 삶이 곧 시가 되었다는 얘기다.

 

그런 김수영은 시대와 불화를 일으킬 수밖에 없었는데... 왜냐하면 온몸으로 밀고 나간다는 얘기는 자신이 처해 있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새로운 것이든, 더 발전적인 것이든 현재에 머물러 있지 않은 시를 쓴 시인, 그가 바로 김수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를 기려서 제정한 상이 김수영문 학상이다. 지금까지 32회까지 수상작이 나왔다. 이들은 각자가 나름대로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 특성을 이번 김수영 문학상 수상시집을 보면 그 특성을 알 수 있다.

 

1회 정희성의 시로부터 32회 손미의 시까지 참으로 다양한 시들이 있는데, 이런 다양성이 김수영의 시를 더 풍부하게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제목을 김수영의 시론에서 나온 '시란 온몸으로 밀고 나가는 것'이라는 구절에서 따오고 있는데, 이렇게 시는 온몸을 울리는 역할을 한다.

 

시대에 따라서 온몸을 울리는 시들이 어떤 시들인지, 70-80년대에는 시대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고, 그 시대에 맞서는 시들이 우리들의 온몸을 울렸다면, 형식적 민주주의가 이루어졌다는 90년대 이후에는 이제 시의 독특한 모습을 실험하는 시들이 온몸을 울리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시의 사회적 역할을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형식은 내용을 담보할 수밖에 없으므로, 시의 형식적 실험은 내용의 실험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각 수상시집에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시 두 편씩을 실었다. 도대체 어떤 시들이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했는지 알고 싶다면 이 시집을 보면 될 것이다. 알토란 같은 시들을 잘 모아놓았으니 말이다.

 

다만, 책이 조금 두터워지더라도 각 회 수상작들 뒤에 수상작 선정 이유가 있을텐데, 그 선정 이유를 함께 실어주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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