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버지의 친척 사계절 1318 문고 42
남상순 지음 / 사계절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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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제목이다.

 

"나는 아버지의 친척"이라니. 아버지와 나는 친척이 아니라, 가족이 아니던가. 그것도 촌수를 따지면 1촌이다. 이 1촌이라는 개념도 편의상 나누는 것이지 사실, 부모와 자식간에는 촌수를 따질 수도 없다.

 

이런 관계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인데, 아버지의 친척이라고 하면 뭔가 사연이 있는 것이다. 이런 사연이 소설을 읽게 만들기도 한다.

 

이 소설은 "가족"을 다루고 있다.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소설이다.

 

부모가 이혼하고 엄마와 함께 살던 미용은 엄마가 암으로 죽자 외가에서 살게 된다. 그러다 평소에는 얼굴도 보지 못하던 아버지 집으로 가 살게 되는데... 이미 아버지에게는 새엄마와 또 입양한 자식이 있다. 그것도 자신과 동갑인 남자(준석)가.

 

미용은 자신을 딸이 아니라 친척이라고 소개하는 아버지에 대해 의아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아버지나 새엄마가 낳지 않은 자식인 준석이 아들이라고 하는 것에 반발을 하게 된다. 준석이 그 사실을 모를 거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준석도 그걸 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이런 우여곡절을 겪으며 둘은 조금 더 가까워지는데...

 

생물학적인 가족과 사회적인 가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 혈연으로 뭉친 가족이 가족으로서의 구실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단지 친권자란 이유로 아동을 학대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에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담을 쌓아 아이들이 제대로 된 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부모대로, 자식은 자식대로 서로 소통하지 못하고, 또 함께 있으되, 서로 다른 삶을 살면서, 어떻게 하면 가정에서 벗어날까만을 고민하게 하는 가족. 이런 가족은 차라리 없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데...

 

그럼에도 생물학적인 가족은 핏줄이라는 이름으로, 천륜이라는 이름으로 굳게 맺어져 있다. 아직까지는.

 

이런 가족 개념에 균열이 생기게 만드는 것이 바로 사회학적 가족인데... 핏줄이 아니더라도 함께 살면서 가족을 이루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함께 살면서 같은 곳을 바라보고, 서로를 보듬어주는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핏줄로는 연결이 되어 있지 않지만, 삶을 통해서 강한 유대관계를 보여주게 된다.

 

가족으로서 자신의 삶뿐만이 아니라, 함께 사는 이들의 감정도 살피고 서로의 삶이 좀더 윤택하게 될 수 있도록 서로 돕는 관계, 이런 가족의 재구성, 그것이 바로 사회학적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도 마찬가지다. 사회학적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고 본다. 진정 가족이란 무엇인가? 꼭 혈연으로 묶여 있어야 하나? 그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혈연이 아니더라도 훌륭한 가족이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버지의 친딸인 미용이는 미용이대로, 입양 아들인 준석은 준석대로,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새엄마는 새엄마대로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서로의 감정을 보듬어 주려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그들은 가족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이렇듯 이 소설은 생물학적인 가족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 우리는 어떤 가족을 원할 것인가?

 

단지 핏줄로 연결되어 있는 가족, 아니면 함께 삶을 이루어나가는 가족?

 

진정한 가족이란 어떤 것인지 이 소설은 고민해보라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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