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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학적으로 생각하기 - 제2판
지그문트 바우만.팀 메이 지음, 박창호 옮김 / 서울경제경영 / 2011년 10월
평점 :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말이 있고, 또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지혜로운 존재라고 하니, 인간에게 있어 생각이란 바로 인간 존재의 본질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생각을 하지 못한다면? 이런 생각을 하는 것조차도 바로 생각을 하는 존재임을 나타내주고 있는데, 데카르트의 유명한 말을 빌리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그런 존재가 바로 우리 인간이다.
그럼에도 생각은 제각각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어떤 것이 바람직한 생각인지 고민하게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각은 어떤 것일까? 우리네 삶의 존재에 대해서 고민한 것이 철학적 사고라고 한다면, 인간 본질을 추구하는 학문이 철학임에는 틀림이 없겠다.
여기에 인간의 건강을 생각하는 학문이 의학이고, 과학적인 현상에 대해서 연구하는 학문이 과학이라면... 사회학은 무엇인가? 도대체 '사회학적으로 생각하기'란 무엇을 가리키는가에 대한 의문을 지닐 수밖에 없다.
그냥 생각하는 동물이 인간이다 하면 될 것을, 철학적 사고, 과학적 사고, 인문학적 사고도 모자라 이제는 사회학적 사고를 하라고 한다.
사회학적 사고라는 말이 나오게 된 것은 근대에 들어서일테고, 사회학이라는 학문이 근대의 학문이라면... 왜 철학이나 과학에서 사회학이 분리되어 나왔을까 하는 의문도 갖게 된다.
어쩌면 과학의 발달로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여기'에 대해서 파악할 필요가 생겼을테고, 이러한 필요에 부응해서 사회학이 발달했을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하여간 왜 사회학이 탄생이 되었고, 사회학적 사고란 무엇인지 세세하게 추구할 필요는 없다. 바우만과 팀 메이가 이 책에서 제시하고자 하는 내용은 이러한 사회학의 역사, 또는 개념 추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 우리는 사회에서 벗어날 수가 없고, 우리의 삶을 규정하는 것이 바로 사회이기 때문에, 이 사회 속에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사회학적인 사고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사회학적으로 생각하기란 그냥 생각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 사회 속에서 가장 바른 방향이 무엇인지,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나와 사회에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라는 얘기라고 보면 된다.
이 책을 읽어가면서 이 책은 영국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사회학 입문서라고 보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왜냐하면 다 기억하지는 못해도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책이 나와 있기 때문이다.
김찬호가 쓴 "사회를 보는 논리"(문학과지성사. 2004년 초판 11쇄). 내가 갖고 있는 책이 이미 10년 전 책이니, 아마도 이 책은 더 많이 찍어내었을테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회학적으로 생각하게 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바우만과 팀 메이의 이 책을 읽을 때 이들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생각하면서 읽어야 된다는 얘기가 성립이 된다.
이들 역시 사회학적인 생각의 한 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서 '지금-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바람직한 판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더불어 행동을 할 수 있는 자세까지 지니면 더욱 좋을 것이다.
나라는 존재에서 가정으로, 가정에서 마을로, 마을에서 지역으로, 지역에서 나라로, 나라에서 세계로, 세계에서 우주로... 우리의 존재가 무한히 뻗어나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중심이 되는 것은 바로 내가 지내고 있는 '지금-여기'라는 시공간이다.
이 시공간에서 나라는 존재가 남이라는 다른 존재와 함께 어울려 사회를 이루고, 그 사회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회학적으로 생각하기'의 성공한 모습이지 않을까 한다.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장들에는 생각할 거리들과 더 읽으면 좋을 책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사회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더 깊게 들어갈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 주고 있는 책이다.
사회학에 문외한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사회 속에서 살고 있으므로, 자신을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책이기도 하다.
급변하는 현대 사회... 자칫 잘못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나락으로 떨어지고 마는 사회가 현대사회다. 전혀 나와는 상관없이 굴러가는 모습을 보이는 현대 사회인데...
그래도 나와 전혀 관계가 없지는 않으니...이것이 사회학적으로 생각할 필요이다. 더 위험한 사회일 수록 그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을 확보할 필요가 있으니 말이다.
앞에서 언급한 김찬호의 책과 함께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책이다.
덧글
도서관에서 책을 분류할 때 십진분류법을 사용한다. 그 중에 사회학과 관련된 부분은 300번이다. 이 300번에 어떤 것들이 속해 있는가 보면 이렇다. 이것이 우리가 소위 말하는 사회과학인데, 더 범위를 좁혀서 사회학이라고 하면 330번이다. 책의 뒷표지 바코드 위에 있는 숫자 중 마지막 세 숫자가 책이 십진분류법에서 어디에 속하는지 알려주고 있다.
300 사회과학
310 통계학 320 경제학 330 사회학, 사회문제 340 정치학 350 행정학
360 법학 370 교육학 380 풍속,민속학 390 국방, 군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