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방에서 골라 든 책이다.

 

제목도 자극적이다.

 

"사형수 작곡 양심수 작사"

 

시국이 어수선하면 또 무슨 간첩단 사건이 생기겠구나 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남과 북이 갈라져서 일어나는 비극적 현실.

 

그런 비극적 현실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간첩이란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갔는지...

 

이 책은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의 주인공인 김성만 씨의 글을 모아 놓았다. 구미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된 사람은 네 명.

 

김성만, 양동화(이들은 사형 선고를 받았으며 나중에 무기징역으로 감형이 되고, 이후에 사면되었다), 황대권, 강용주.

 

이 중에 황대권은 "야생초 편지"로 유명해지고, 지금은 생태 운동을 활발히 하고 있어서

 

그의 글을 여러 번 읽어보았으니 친숙하고, 강용주는 전향서를 거부한 일로 인권단체에서 다루고 있었고, 지금은 광주에서 치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데.. 양동화와 김성만의 현재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하여간 김성만의 글, 사형수로서의 느낌, 감옥생활, 그리고 자신의 민주화를 위한 열정 등을 모아놓은 책인데...

 

그 많은 간첩 사건 중의 하나... 그의 심경을 잘 알 수 있는 책이다. 신영복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 시적인 글들을 모아놓았다면, 이 책은 산문적인 느낌을 주는 글. 그러나 당시 사회를 잘 알 수 있는, 왠지 기시감을 느끼게 하는 그런 책이다.

 

이제는 이런 일이 없어야겠지. 없겠지 하지만... 분단이란 상황이 해결되지 않았고, 한 때 풀려가던 남북관계도 많이 꼬여가고 있으니... 약 30년 전의 일이라고 치부해버리기엔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우리 역사의 어두운 면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시는 이런 슬픈 역사가 반복되지 말아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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