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맛으로 보는 한국인의 문화
정수현.정경조 지음 / 삼인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말에는 그 민족의 삶이 담겨 있다. 이 말은 말에는 그 민족의 문화가 담겨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럼에도 국적 불명의 말들이 생기는 현상 역시 문화로 보아야 한다. 그 민족이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이야기이니까.

 

우리 말에 들어 있는 문화에 대해서 생각해 본 책이다. 대표적인 인사말부터, 우리가 자주 쓰는 말, 그리고 우리 문화를 규정짓는 말까지...20가지의 말을 가지고 우리 문화를 살피고 있다.

 

때로는 이 말들이 우리 민족을 비하하는 말로 쓰이기도 했지만, 아니라고 한다. 아니지, 당연히 아니다. 그건 우리 민족이 그 상황에서 나름대로 잘 살아내기 위해서 고안해내고 그것이 오랜 세월 동안 정착해온 말이기 때문이다.

 

"밥 먹었니?" "안녕" 이런 말들은 평탄치 않았던 우리 민족의 생활을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으며, "법대로 합시다"라는 말에는 법보다는 기본적인 인간의 관계를 중시했던 우리 민족의 삶의 태도가 나타나 있고, "아이구, 죽겠다"는 말에는 고난을 대하는 태도, 또는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드러나 있다고 한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에 무슨 커다란 의미가 있을까 하지만, 언어는 그 자체로 삶의 집약체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을 분석하면 우리 민족의 문화를 알 수 있게 된다.

 

이런 작업을 해준 책이고, 그것도 너무도 자주 써서 우리가 생각하지 않는 말들을 통해 우리 문화를 일깨워주고 있어서 읽기에 좋다.

 

한 편 한 편 길지 않아서 좋고, 가볍게 부담없이 읽으면서 우리 말에 이런 문화가 있었네 하기도 좋은 책이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이 쓰고 있는 말과 주변에서 들리는 말들에는 어떤 문화가 담겨 있을까 생각하면 더 좋을 것이다.

 

언어란 바로 그런 것 아니겠는가. 자신 속에 삶과 문화를 담고 있는.

 

그래서 언어도 살아 있는 유기체와 마찬가지로 탄생, 성장, 변화, 소멸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가. 이제 국적불명의 언어보다는 우리가 써왔던 언어를 되살리는 일을 해야한다.

 

그래야 우리가 수천년 동안 지녀왔던 문화를 계승 발전시킬 수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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