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공단
마영신 지음 / 새만화책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인천의 대표적인 공단이 남동공단이다. 굉장히 많은 공장들이 모여 있다가, 어느 순간부터 다른 곳으로 이전이 되기 시작하였는데...

 

작가는 자신이 병역특례업체가 있는 이 곳에서 일한 경험을 만화로 그려내고 있다.

 

그 때나 지금이나 왜이리 노동자들의 삶은 퍽퍽한지...

 

병역특례로 잠시 머물렀던 사람의 눈을 통해 공장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그 속에서는 노동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나타나고 있다.

 

시도때도 없는 잔업, 월급은 늘 쥐꼬리만하고, 상사들의 지나친 간섭과 통제, 그럼에도 노동자들끼리 뭉쳐서 그 어려움 속에서도 즐거움을 만들어가는 모습.

 

이런 노동의 모습이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들의 일이라는 사실을 가끔 잊고 살지는 않는지...

 

십 몇 년을 일해도 월급은 늘 생활하기에 빠듯하고, 산재를 당해도 산재처리를 받기 힘든 현실과, 자기의 특기보다는 공장의 편리를 위해서 배치되는 작업 공간, 그리고 어느 새 우리들의 자리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

 

또 노동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없어지는 부서.

 

자신의 생계가 걸린 부서가 없어져 일할 곳이 없어지는데도 노동자는 어떤 주장도 하지 못한다. 어떤 권리도 없다. 그냥 없어질 뿐이다. 그리고 노동자는 사라질 뿐이다. 그들의 시야에서.

 

누구보다도 열심히 살지만, 자기 분야에서는 전문가라고 자부하고 살지만(여기에 나오는 이 주임, 나중에는 이 계장이 된다) 그럼에도 살기에는 빠듯한 그런 가장들, 그런 노동자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일이 없어지는 노동자들.

 

2013년이 된 지금도 이런 노동자들이 우리 곁에 너무도 많다는 사실. 이것이 남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 만화는 상기시켜주고 있다.

 

노동자의 현실이 비참하게도, 그렇다고 비장하게도 그려지지 않고 있지만, 노동의 현실이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현실은 힘들고 지치지만, 그 속에서도 즐거움과 활력을 얻는 순간이 있고, 그러한 순간들이 그 힘듦을 견디게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노동자의 삶이다. 단지 남동공단만이 아닌...

 

아무리 최첨단 과학기술 시대가 되었다고 해도, 늘 궂은 일을 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존재하기에, 이것은 지금 우리들의 삶이기도 하다.

 

소설보다, 만화로 표현되어 더 쉽게 다가올 수 있는 그런 노동자의 삶. 우리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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