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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동무 - 만화가 10인의 마침표 없는 인권 여행 ㅣ 창비 인권만화 시리즈
정훈이 외 지음, 국가인권위원회 / 창비 / 2013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인권에 관한 만화로 세 번째이다. "십시일반", "사이시옷"에 이어 나온.
그만큼 인권에 대한 분위기가 정착이 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리라.
인권을 어렵게 생각하기도 하는데, 이를 만화라는 매체로 표현을 하면 인권에 대해서 좀더 쉽게 접근을 할 수 있다.
사실 인권도 어려운 것이 아닌데... 우리 조상들이 했듯이, 아니면 늘 접하는 성인들의 말씀처럼,네가 싫어하는 일을 남에게 하지 말고,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면 되는 일인데... 여기에 어려운 사상이니 철학이니 도덕이니 당위니 할 필요는 없는데...
그냥 내가 싫은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남은 또다른 나라고 생각하며, 다르다고 무시하지 않고, 없다고 외면하지 않는, 강한 사람보다는 약한 사람에게 더 마음을 주는 인간이 지닌 본연의 '측은지심'을 지닌다면 그것 자체가 이미 인권적 삶(?-이런 말이 있다면)이다.
그것이 바로 함께 가는 일, 어깨동무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 책의 제목도 "어깨동무"다. 함께 어울려 가야한다는...어깨동무를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서로의 어깨가 잘 맞지 않으면 어깨동무는 고통이 되고 만다.
어깨동무를 한다는 얘기는 서로가 서로에게 맞춘다는 얘기다. 그래서 제목 자체에도 이미 인권이 작동하고 있다.
많은 이야기들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는 사회에서 겪게되는 노동과 관련된 일들과 학생들이 겪게 되는 일, 그리고 인권의 역사에 대해서 만화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재벌로 대표되는 회사들이 얼마나 비인권적이고 반인권적인 노동환경을 제공했는가를 저승체험을 통해 보여주는 만화부터(이 만화를 보면 옛날에 전해져 내려온 당태종이 저승에 갔다온 이야기가 생각난다. 당태종도 저승에 갔다온 다음부터 더 훌륭한 왕이 되었다는... 우리나라 최고경영자들도 이런 체험을 하면 좋겠다. 비록 꿈 속에서라도), 노동자는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고 샌드백 취급을 받는 만화, 이런 일에는 우리들의 무관심도 한몫 하고 있다는 자각, 세대간, 즉 할머니 세대와 손자 세대가 겪는 노동 현실, 그리고 어렸을 때 피해를 당한 사람을 대하는 우리들이 태도, 또 홀로 남겨진 독거노인에 대한 문제들이 만화로 표현되어 있다.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일들이고, 무심하게 넘기곤 하던 일들이 뼈아프게 표현되어 있다. 반성하게 한다.
여기에 교육현실은 그야말로 인권의 사각지대니.. 말 할 것도 없고. 마음이 아픈데.. 분명 출구는 있는데, 우리가 애써 그 출구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인권의 역사에 대한 간략한 만화로 인권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인권은 정말 이기적일 때, 진정으로 이기적일 때 작동할지도 모른다. 자신에게 이롭기 위해서는 남에게도 이로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이기적인 인간이 곧 이타적인 인간일 때 그 때 인권은 사회에서 제대로 작동하게 되리라.
만화. 요즘은 무시당하고 외면당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중적인 장르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르를 이용해서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회복하도록 하는 일, 반갑고도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