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동포 아줌마, 북한에 가다 - 내 생애 가장 아름답고도 슬픈 여행
신은미 지음 / 네잎클로바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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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텔레비전에서 "똘이장군"이라는 영화를 자주 방영했었다. 북한의 지도자는 탐욕스러운 돼지로, 북한을 유지하는 관료들은 늑대로 그려진 영화.

 

그 전에 저학년 때 배웠던 교과서에서는 북한 사람들은 늑대로 표현이 되기도 했지.

 

어린 시절, 정말, 그들은 우리와 다르다는 생각을 했고, 알 수 없는 두려움에 빠져 있기도 했다.

 

여기에 일명 삐라라고 하는 것들이 도처에 떨어져 있었고, 이것을 경찰서에 갖다 주면 공책을 주곤 했었는데... 정말로 다른 존재들, 함께 해서는 안될 존재들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대학에 들어가서 루이제 린저의 "또하나의 조국"이라는 책을 읽고, 북한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는, 우리의 또하나의 조국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에 북한에 갔다가 온 황석영이 쓴 "사람이 살고 있었네"에서 그 땅에도 역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여기에 코리아기를 들고 단일팀이 만들어지기도 했고, 남북교류가 일어나기도 했는데...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오영진이 그린 만화 "남쪽 손님", "빗장열기", "평양프로젝트"가 나왔다. 정말 이웃집 사람같은 그들. 경계는 허물어졌다.

 

하지만, 이제 또다시 긴장이다. 남북교류는 최소한으로 줄었으며, 군사적 긴장은 한층 고조되어 있다. 과거로 돌아가고 있는 걸까?

 

이 때 북한에 갔다온 재미교포의 북한 여행기가 나왔다. 대한민국 국적으로는 갈 수 없는 나라지만, 미국 국적으로는 갈 수 있는 나라. 오직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 국민만이 갈 수 없는 나라가 바로 북한이 되어 있다.

 

북한의 주적은 우리가 아닌 미국일진대, 그런 미국인도 북한에 갈 수 있는데, 우리는 한민족임에도 갈 수가 없다니...

 

그렇기에 재미교포의 북한 여행기는 의미가 있다. 재미교포라고 하지만, 우리의 감정과 비슷한 감정으로 북한에 갔다왔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 책이 더 의미있게 다가온 것은, 정통 기독교 신자에다가 보수주의자, 그리고 반공교육을 철저히 받은 사람이 직접 북한에 가서 보고, 듣고, 겪은 일을 이야기 해주어서이다.

 

그것도 한 번이라는 일회성 방문이 아니라 세 번에 걸쳐서 북한 곳곳을 여행하고 왔다는 점이다. 아직 힘들게 지내고 있는 북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지나치게 나타난다는 점이 좀 걸리긴 하지만, 어렵게 지내는 동포에게 연민을 지니는 것은 사람이면 당연히 갖게 되는 마음 아닐까 하고, 더 마음쓰는 그 모습이 절절하게 다가온다.

 

아직 늦지 않았다. 북한과 우리가 교류하기에는. 아니, 우리는 교류를 해야만 한다. 한민족이 함께 하지 못하는 이런 비효율을 없애야 한다.

 

서로의 오해는 자주 만나야 풀린다. 체육이든 경제든, 문화든 서로 교류를 해야 한다. 그렇게 되어야지만 우리도 북한도 함께 살 수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점을 더욱 느끼게 해준다.

 

갈 수 없는 나라. 그에 대한 그리움을 이 책이 대신 풀어주고 있다. 하루빨리 이런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우리가 그곳을 갈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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