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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부터의 편지
마크 트웨인 지음, 윤영돈 옮김 / 베가북스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과연 신이 있을까? 신이 있다면 지금 이 지구의 모습을 보고 무엇이라고 할까?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나?
믿는 신들은 이리도 많고, 신들의 성전은 저리도 많은데, 인간은 과연 행복한가? 지구는 과연 행복한가?
여기에 긍정적인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만약 신이 있다면, 그래서 그 신이 자신의 사자를 지구로 보내 지구인들의 행태를 보고하도록 한다면 어떤 보고서가 작성이 될까? 그 보고서의 내용은 긍정적일까?
하나님의 형상대로 만들어졌다는, 그래서 다른 생물들을 다스리는 역할을 맡았다는, 이성의 힘으로 세상을 다스린다는 인간들에 대해서 신의 사자는 무엇이라 평가할까?
갈수록 늘어나는 성전에 비례하여 사람들의 근심도 늘고 있지는 않은지. 종교에 따라서 서로를 못잡아먹어서 난리이니... 인육 괴담 운운보다 더 무서운 것은 종교의 차이나 사상의 차이로 인해 서로를 죽이지 못해서 안달인 사회 아니던가.
마크 트웨인의 "전쟁을 위한 기도"에 이어 "지구로부터의 편지"를 읽다. 이 책 역시 통렬한 풍자를 담고 있다. 이런 풍자를 기독교계에서 가만 두고 있다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신랄하다.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기는 하지만, 지구에서 인간들이 믿는 하나님의 존재를 인정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그 존재는 인간들이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창조한 존재라고 한다. 여기에 사탄이 지구에 와서 보고하는 형식으로 인간들의 온갖 모습을 비판적으로 살피고 있다.
성에 관한 규제부터, 질병에 이르고, 뒤에 가서는 대량학살에 관해서까지 도대체 인간이란 존재가 어떻게 이성적인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해주는 풍자가 넘쳐나고 있다.
여기에 구약을 중심으로 성서의 몇몇 내용들을 비꼬고 있으니... 아마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라면 이 책은 이단의 작품에 불과하리라. 태워버려야 할 불경한 작품이리라.
그러나, 인간의 관점에서, 순수한 인간의 관점에서 보면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도 많다. 특히 현재를 즐기지도 못하면서 내세를 내세우는 모습이라든지, 자신들의 사상만을 인정하고 다른 집단들은 멸절되어야 할 존재로 몰아가는 모습 등등.
단지 기독교에 대한 신랄한 풍자라고 보기보다는 지금, 이 세상을 풍자하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작품이다.
톰 소여와 허클베리로 알려진 마크 트웨인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