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음악축제 순례기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1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기를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 번 그 곳에 가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가지 못하기 때문에 대리만족을 하기 위해서인가? 그것도 아니면 가고자 하되, 준비가 된 상태에서 가고자 함인가?

 

나에게는 우선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는 역할을 하고, 그 다음에는 혹 가게 될 때 나름의 준비가 되기 때문이기도 하며, 아직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소개를 받고 한 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을 먹게 하는 역할을 한다.

 

한 때 (아니 지금도라는 표현이 맞겠다)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가 유행한 적이 있었다. 적어도 그 책에 나와 있는 장소에 가려면 유홍준의 책은 반드시 읽어야 할 필수요소였다. 가보지 않더라도 그 책을 읽으며 우리나라 곳곳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도 있었다.

 

이게 바로 여행서의 역할이자 여행서의 장점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살만한 나라가 되었다. 해외여행도 자유화되었고, 긴 휴일이면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기도 한다.

 

그만큼 이제 우리나라 사람들도 먹고 살만해졌고, 일차적인 생존이 해결이 되니 이번엔 생활로 나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제대로 된 여행을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냥 해외 문물을 보는 정도, 또는 집단으로 시간에 쫓기듯이 여행을 하는 경향도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행 관행에 맞서 이 책은 주제를 제시한다. 바로 유럽의 음악축제다. 즉 페스티벌을 중심으로 여행을 안내하고 있다.

 

도널드 서순의 "유럽문화사"에 보면 음악이 근대에 들어와서 급속도로 발전을 하며, 많은 음악가들이 명성과 부를 함께 획득해가는 과정이 나와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탈리아를 '오페라'의 나라라고 소개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유럽 음악축제 순례기"에서 다루고 있는 페스티벌들의 대부분이 오페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여 오페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이 책을 참조하여 여행을 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든다.

 

또 오페라를 잘 몰라도 이 책을 읽어가면 한 번쯤 유럽 음악축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유럽의 음악축제에 대해 맛깔나게 글을 쓸 수 있을까? 또 단지 음악축제만 소개하지 않고, 음악축제가 열리는 도시에서 볼 수 있는 것, 볼만한 것, 봐야만 하는 것까지도 소개하고 있어 제대로 된 여행을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꽤나 도움이 되겠다 싶다.

 

저자도 세계 곳곳에서 자신의 책을 들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고 하니, 이 책에서 유럽의 음악도시들을 얼마나 잘 소개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썼으니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오스트리아, 스위스, 독일, 체코,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행하고 있는 음악축제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데, 사진들과 글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어 읽기에도 부담이 없고, 또 처음부터 다 읽기 싫으면 자신이 원하는 곳을 중심으로 읽으면 되기도 하는 책이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하는 여행을 벗어나 이제는 자신만의 주제를 가지고 여행을 할 때가 되었다. 한 번 유럽에서 이런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싶단 생각을 들게 해준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