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문화사 1 - 서막 1800~1830 유럽 문화사 1
도널드 서순 지음, 오숙은 외 옮김 / 뿌리와이파리 / 2012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금 세계는 동양과 서양의 양극으로만 나눌 수는 없다.

 

이미 서양은 종교로 따지면 이슬람권과 기독교(가톨릭 포함)로 나뉘어 있으며, 기독교권을 또 나누면 미국과 유럽으로 나뉠 수 있다. 여기에 유럽은 동유럽과 서유럽, 또는 북유럽과 남유럽으로 나눌 수 있고, 동양도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와 이슬람권인 중동, 그리고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로 나눌 수가 있다.

 

여기에 더 나아가면 아주 작은 단위로까지, 국가 단위, 아니 국가에서도 지역 단위로까지 나눌 수 있는데... 그럼에도 문화를 이야기할 때면 작은 단위로 나누지 않고 큰 단위로 뭉뚱그려서 이야기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유럽문화도 역시 어느 특정한 나라의 문화를 이야기하지 않고 유럽이라고 할 수 있는 나라, 하다못해 미국까지도 포함이 되기도 하는 그런 우리가 통칭 서양이라고 하는 나라의 문화를 이야기 하고 있다.

 

이 문화가 어떻게 변모해왔는가를 시대를 중심으로 고찰하고 있다. 즉 동시대에 일어난 일들을 여러 유럽의 나라들을 살피면서 유럽의 문화들이 어떻게 발생하고 어떻게 발전해 왔는가를 살펴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참으로 방대한 책인데... 이제 겨우 1권이다. 1권이라고 해도 500쪽이 넘는 양이다. 다른 책으로 하면 이미 결론이 나야 하는데, 시작이다. 1800년에서 1830년을 중심으로 살피고 있다.

 

문화라고 하는 것들, 여기서는 문학, 신문, 음악을 중심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을 중심으로 근 200년에 이르는 유럽의 문화를, 유럽의 생활을 고찰하고자 하는 책이다.

 

왜 문학부터 시작할까? 문학이라고 하기보다는 책이라고 해야 하나? 독서의 방식부터, 즉 낭독을 중심으로 하던 시대에서 어느덧 묵독을 중심으로 책을 읽는 방식이 변했는데, 이것이 확립된 시기가 바로 19세기라고 하고, 이는 인쇄술의 발달도 있지만, 부르조아의 등장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데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그리고 책을 소장하기 쉬워졌다는 이유도.

 

책에 관해서 많은 사람들이, 많은 문화들이 얽혀 있다. 우선 작가, 그리고 출판업자, 인쇄업자, 유통업자, 도서관, 대여소업자, 그리고 행상판매인까지...

 

이러한 사람들, 문화들을 따지면서, 문학의 변천사까지도 살피고 있다. 책이 다 똑같은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으니 말이다. 그래서 책이 발전하면서, 이는 경제적, 정치적 발전과 더불어 민족의식까지도 나타낸다고 하는데, 민족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내용에서부터 민담, 그리고 시, 소설까지 살피고 있다. 여기에 우리가 아는 작가들이 나타나는데... 사실 이 때 가장 유명했던 사람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 수 있고...

 

책과 비슷하게 신문도 이런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리고 음악도... 하여 19세기가 막 시작하던 유럽에서 어떤 문화들이 나타나고, 그것들이 어떻게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지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구체적인 작품들, 인물들을 통해서 알려주고 있다.

 

하여 저자의 엄청난 지식에 놀라기는 하는데... 읽으면서 이런 유럽의 문화사를 왜 지금 내가 읽어야 하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 남의 문화사를 읽어야 하나? 우리 문화에 이것이 어떻게 적용될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그런데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그것을 단지 지식으로 자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의 지금 삶을 바꾸기 위해서이듯이 유럽의 문화사를 읽는 이유는 지금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고, 우리 문화의 역사를 이해하는 틀을 얻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을 얻는 과정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유럽문화사는 단지 유럽의 문화사로 끝나지 않고 우리 문화사를 이해하는 거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것이 유럽문화사를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그간 학교에서 세계사 시간이나 문학, 음악 시간에 배웠던 단편적인 지식들이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이제 2권에서는 19세기 중엽으로 간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