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이재익, 크리에이터 - 소설.영화.방송 삼단합체 크리에이터 이재익의 거의 모든 크리에이티브 이야기
이재익 지음 / 시공사 / 2012년 8월
평점 :
품절


프롤로그에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무엇일까?'라는 말이 나온다. 그리고 자신은 크리에이터라고 말한다. 크리에이터?

 

굉장히 내용이 진지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아니다. 절대로 그렇지 않다. 이 책에서 이재익은 크리에이터에 대해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오직 자신의 구체적인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를 한다. 그의 경험, 그래서 재미있다. 쉽다. 그렇지만 무언가 남는다.

 

이런 크리에이터에 대해 이재익이 말해주고 있다. 누가 크리에이터이고, 어떻게 해야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으며, 어떤 모습의 크리에이터가 좋은 사람인지를...

 

크리에이터란 말이 귀에 거슬린다면 그냥 우리 식으로 창조자라고 해도 되겠고, 아니면 창의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 정도, 그것도 아니면 그냥 신(神-종교적 의미의 신이 아니고,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뜻에서)이라고 해도 되겠다.

 

21세기가 되면서 우리는 이제는 단순한 정보의 시대도, 지식의 시대도 아닌 창의성의 시대라고, 창의적인 사람이 살아남는 사회가 되리라고 했었다.

 

창의적인 사람을 다른 말로 하면 크리에이터라고 해도 좋으리라. 남들이 생각 못했던 것을 생각해내고, 그것을 단지 자신의 생각 속에 가두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게, 또 볼 수 있게 만들어내는 사람이니 말이다.

 

첨단 정보화 사회가 되면서 정보를 몰라서 일을 못한다는 소리는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인터넷이든, 아니면 다른 경로를 통해서든 우리는 원하는 정보를 쉽게 그리고 빠르게 얻을 수 있다. 그래서 이제는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그 사람이 뛰어난 사람이다 아니다를 결정하는 요소가 될 수 없다.

 

정보는 이제 평준화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물론 고급 정보는 인터넷을 통해서 알기는 힘들고, 또 그러한 정보는 고도의 지적 훈련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살아가기에 필요한 정보는 평준화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이렇게 평준화된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 활용의 면에서 창의적인 활용을 하는 사람이 남보다 앞서 갈 수 있게 된다. 이들을 우리는 크리에이터라고 부른다.

 

크리에이터에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이 책에 나와 있는 이재익이라는 사람으로 한정해서 보면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라디오 피디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광고업계에 종사하는 사람, 영화계에 종사하는 감독 등과 또 다른 예술계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지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일반적인 이야기를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크리에이티브하지 않다. (영어가 많이 들어간다. 크리에이티브를 창의적이라고 생각하자.)

 

따라서 이재익은 크리에이터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는 분야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이는 자신이 이미 어느 정도 크리에이터로 남들에게 인식이 되고 있으며,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고, 또 자신이 직접 경험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게 이 책의 장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재익이라는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크리에이터는 어떤 사람이며,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주는 책이다.

 

자신이 소설가로서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도 소설을 쓰게 되었는지가 경험을 서술하면서 우리 눈 앞에 펼쳐진다. 우리는 그가 펼친 세계를 따라가면서 보게 되는데, 단지 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소설가로서의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직접 자신의 작품을 예로 들어서 설명해주고 있어서 더욱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이러한 일은 시나리오 작가와 라디오 피디의 이야기에서도 반복된다.

 

그래서 소설이 만들어지기까지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시나리오가 어떻게 구성이 되며 어떻게 영화화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얽힌 이야기도 들을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냥 재미로만 읽어도 된다. 재미로 읽다보면 흥미를 느끼고 흥미를 느끼다보면 무언가 찾아보려 할테니 말이다.

 

세 가지 크리에이터의 삶을 하나로 통합하여 살고 있는 이재익. 어쩌면 크리에이티브하다는 말은 한 분야에만 매몰되어 있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며, 그 분야들을 자신의 관점에서 통합시켜낼 수 있는 사고력을 지니고 있고, 이를 결과물로 만들어낼 끈기와 실천력이 있다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이 점이 이 책에서 이재익이 말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고...

 

일상에 매몰된 삶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에 매몰돼 더이상 다른 것들에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 그냥 자신의 삶은 이거다라고 규정하고 산다. 이는 이미 크리에이터하고는 거리가 먼 삶을 사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이 단순히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사람, 크리에이터를 직업으로 갖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만 유용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진정한 삶은 창의적인 삶이고, 우리 모두는 창의적인 삶을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재익은 세 분야에서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우리는 각자 어떤 분야에서 크리에이터로서의 삶을 살지 이재익의 이야기를 통해 꿈꾸고 실현하려 노력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삶이 훨씬 즐거워질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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