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학교, 헬레네 랑에 - 상상을 현실로 만든 혁신학교 이야기
에냐 리겔 지음, 송순재 옮김 / 착한책가게 / 201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나라도 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교육열을 지니고 있다. 또 국민 누구나 다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교육전문가가 무색하리만큼 교육에 대해서는 많이들 알고 있다.

 

그래서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고 했던가. 많은 논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교육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라는 생각이 든다.

 

대안교육이 1997년 즈음에 들불처럼 일어났지만, 대안교육은 대안교육으로만 멈춰있는 상태이고, 이것이 아직은 공교육까지 퍼지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다.

 

공교육은 지방자치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교과부의 통제에서 벗언자지 못하고 있으며, 전국적인 틀에서도 벗언나지 못하고 있다. 즉 학교만의 재량이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 불과한 실정이다.

 

여기서 교장이란 한 학교를 책임지는 최고 책임자라기보다는 위에서 내려보낸 정책을 실시하는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대리인이 사명감을 갖고 교육개혁을 하기란 힘들다고 본다. 사실 교장 중에서 교사들에게 존경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되며, 지역사회에서 발언권을 지닌 교장이 얼마나 되는가?

 

또 교과부나 교육청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학교를 운영하는 교장이 얼마나 되는가? '모래 사장에서 바늘 찾기'와 비슷하지 않을까.

 

독일에서는 이미 20년이 넘은 과거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 얼마간의 성과를 거둔 학교가 있다. 그 학교의 이름이 바로 헬레나 랑에 학교다.

 

교장의 지도력과 교사들의 헌신적인 노력, 여기에 학부모와 연계된 교육활동, 또 학생들 스스로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모습 등이 제목을 꿈의 학교라고 붙이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이 책을 쓴 이 학교의 교장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학생들이 더는 수동적인 가르침의 대상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탐구하는 주체로서, 학교문 밖 실제 삶의 현장으로 나가보고, 연극을 하고, 실험을 하고, 작업실에서 아름답고 쓸모 있는 물건을 만드는 등의 활동을 통해 전인적인 배움을 얻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한국의 독자들에게에서

 

우리는 학생과 교사가 날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그런 학교를 꿈꾸었습니다.

- 지은이의 말에서

 

이런 생각을 지니고 있는 교장은 불가능하다고 먼저 판단하지 않고, 또 관료적인 판단을 먼저 하지 않고, 교육적이라면, 학생들의 배움에 도움이 된다면 우선 시작하고 보자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정규 교과 수업을 줄이더라도 다른 테마 수업을 늘리는 모습들이, 그리고 관료들이 반대할 만한 사항을 타협해가면서 관철시켜 나가고 있다.

 

이런 교장, 부럽지만, 이런 교장이 꼭 독일에만 있으란 법은 없지 않은가. 우리나라 혁신학교 책을 읽어보면 이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교장들이 있다. 다만 아직 이들이 다른 지역에까지 강한 영향력을 미치지 못해서 그렇지.

 

하여 옮긴이의 말을 보면 우리가 할 일이 드러난다.

 

혁신학교 만들기에는 두 가지 길이 있을 것 같다. 하나는 가능한 한 하나의 완결된 모형을 찾아가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때그때 떠오르는 착상들을 한데 모아 실현해보는 것이다.

- 옮긴이의 말에서

 

나는 교육에는 완결된 모형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그 때 그 때 과정에서 최선의 과정들을 찾아가는 모습들이 모여 혁신학교가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지닌다면 우리가 할 일은 지금 자기가 서 있는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또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시작해야 한다. 하다가 실패하더라도 한만큼은 이루었을테니 말이다.

 

헬레나 랑에 학교도 처음부터 잘된 학교는 아니다. 이 학교도 처음에는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의 모습을 이루었다. 이 중에는 학생들이 스스로 나서서 자신들의 권리를 찾아가는 모습도 나온다.

 

마찬가지다. 우리도 시행착오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란 속담. 적절한 속담이다.

 

교육개혁, 혁신학교, 이것은 우리 삶에 반드시 필요한 장이다. 이 장들이 잘 익어가는데, 가끔은 구더기도 낀다. 그렇다고 구더기 때문에 아예 장을 안 담글 수는 없지 않은가.

 

시작하자. 긍정정인 관점을 지니고. 안되면 설득해나가자. 끈기를 가지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교의 장이 중요하다. 학교의 장을 어떻게 선출할 것인지 더 많은 고민을 하자. 더 좋은 방법을 찾자.

 

물론 모든 것을 교장에게만 미루어서는 안된다. 교사들의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교사들의 노력에 부응하는 교장제도, 지금 우리가 주장할 첫번째는 바로 그것 아니겠는가. 성공한 혁신학교의 사례를 잘 보라. 어떤 교장이 있는지.

 

또 이 책을 잘 읽어보라. 교장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교과부 장관, 교과부 관료, 교육청에 있는 사람들이 먼저 읽어야 한다. 이런 책은. 적어도 교육정책을 펼치려면 뭘 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미국 쪽 교육제도와 유럽 쪽 교육제도, 또 다른 곳의 교육제도 중에서 우리가 받아들일 만한 정책, 제도를 볼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하지 않겠는가.

 

다음으로는 학부모들, 아니 우리 어른들이 읽어야 한다. 우리들은 진정 어떤 교육을 우리 아이들이 받기를 원하는지...

 

헬레나 랑에 학교가 꿈의 학교가 아닌 현실의 학교라는 사실을 우리가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꿈이 아니다, 현실이다. 우리에게도 꿈이 아닌 현실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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