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디자인 공부 - 불필요한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스테판 비알 지음, 이소영 옮김 / 홍시 / 2012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디자인, 많이 들은 말이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는 말이다.

 

그렇지만 이 디자인에 대해서 우리는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기 위한 이미지 효과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지 않았나 한다. 즉 상품에 딸린 부속 요소로 디자인을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디자인이란 개념을 이렇게 협소하게 유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상품에 딸린 부속 요소로 디자인을 생각한다면 디자인은 우리에게 불필요한 것들을 구입하게 만드는 안 좋은 역할을 하는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많은 물건들이 넘쳐나는 세상, 이 책의 부제처럼 '불필요한 것들이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필요보다는 무언가를 단순히 소유하고 소비하게 만드는 역할을 디자인이 한다면 디자인은 우리 사회에서 사라져야 할 무엇이 된다.

 

과연 그럴까? 여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디자인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자고 한 책이 이 책이다. 디자인에 대해서 장황하게 설명하지 않고 짧막한 글들을 통해 디자인의 역사를 훑고, 디자인의 개념이 어떻게 변해왔는지 살펴보며, 지금 시대에 필요한 디자인은 무엇인지를 성찰하고 있는 책이다.

 

상품과 관련된 협소한 개념으로 디자인을 파악하지 않고, 우리네 삶 전반과 관련된 개념으로 디자인을 파악한다. 즉 우리들이 향유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디자인과 관련이 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보이지 않는 문화까지도 포함이 된다.

 

그렇다면 디자인은 혁신을 자신의 개념으로 삼아야 하는데... 어떻게 혁신을 이룰 것인가가 문제가 된다.

 

디자이너는 이런 식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디자인적 사고(130쪽)"라고 하는데, 첫 번째 단계는 사람들의 필요를 관찰하는 단계로, 문화와 맥락을 파악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영감이라고 한다. 두 번째 단계는 아이디어를 낳는 수단으로서의 실험 단계(만들면서 배우기)라고 한다. 마지막 단계는 실행 단계라고 한다. 이는 디자인 과정이 끝날 때는 소비만이 아닌 참여를 추구해야 한다고 하는데...(130-131쪽)

 

이는 디자인이 우리의 삶을 혁신하는 능동적인 요소로서 기능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럴 때만이 디자인이 자기 구실을 할 수 있고, 존재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우리의 삶에 디자인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래서 스티브 잡스도 디자인에 그토록 열중했던 것 아니었던가. 그가 자신의 회사가 만든 제품의 디자인에 열중했다면, 우리는 이런 단계를 넘어서서 우리의 삶을 디자인 하는데 열중해야 한다. 이는 바로 자신의 삶을 어떻게 디자인할 것인가하는 문제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외부에서 주어진 조건에 자신을 맞추기만 하는 삶이 아니라, 자신의 삶 내부에서 오는 욕구를 외부에 투영하여 외부의 조건을 변화시킬 수 있는 삶을 추구하는 것이 디자인의 혁신과도 연결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많은 생각이 필요하겠지.

 

이 책에 나와 있는 디자인에 관한 명제 세 가지를 적어 본다. 이를 우리의 삶과 관련지어 보면 우리는 지금까지 알고 있던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수정할 수 있을 것이다.

 

명제 1 디자인은 형태를 사용하여 경험을 구상하는 창조적인 활동이다.

명제 2 디자인은 물건의 장이 아니라 효과의 장이다.

명제 3 산업 디자인은 단지 디자인의 한 분야일 뿐이다. (138-1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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