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성장이 되지 않는다고 난리고, 인구가 증가하지 않는다고 난리고... 도대체 무엇을 위한 성장이고, 무엇을 위한 증가인지는 생

 

각도 않고 양적으로 늘어야만 된다고들 난리이니...

 

더 이상 가질 것이 없을 정도로 많이 가졌는데도 우리는 아직도 배가 고프다고 말한다. 지금 아이들의 모습을 보라. 도대체 심심할 겨를이 없는 이 아이들은 바로 성장 우선주의가 낳은 결과이다.

 

아이들, 학교 다니고 학원 다니고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이 아이들이 이러한 공부로도 바쁘지만 아이들 대부분이 지니고 있는 손에 있는 기계, 일명 핸드폰 때문에 더 바쁘다.

 

잠시 할 일이 없을 때, 아니 잠시 시간이 주어졌을 때 아이들은 핸드폰을 꺼내 무언가를 한다. 아마도 문자를 보내거나 필요한 정보를 찾는 아이는 이 기계를 양호하게 사용하는 아이리라. 대부분의  아이들은 핸드폰을 꺼내 게임을 한다. 아니면 요즘, 엄청난 성능을 자랑하는 그 기계를 가지고, 아이들은 온갖 영상을 받아 감상을 한다. 잠시도 눈이 쉴 틈을 주지 않는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 심심함을 참지 못하고, 기계에 의존하게 만드는 모습은, 바로 성장의 결과이다. 성장, 성장, 이렇게 외친 결과가 잠시도 심심함을 참지 못하는 아이들을 만들어내었다. 이 아이들의 심심함이 다른 창조적인, 예전 성장이 되지 않던 시대에, 할 일이 없어서, 자신들이 무언가를 계속 만들어내었던 그런 모습들을 사라지게 만들어버리고 말았다.

 

이런 성장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이번 녹색평론에서는 은행을 들고 있다. 금융자본주의! 바로 이 거대한 사기꾼이 우리를 성장의 세계로 이끌어가고 있으며, 성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가 못 살 것처럼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은행의 허구적 논리에 대해 그 허구성을 밝혀주는 글들을 우리는 쉽게 만나지 못하고 있다.

 

마치 핸드폰이 얼마나 우리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글들을 만나기 힘든 것처럼. 녹색평론에서는 지속적으로 성장의 허구성과 은행의 허구성, 그리고 핵의 위험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책마저 없다면 우리는 그런가 보다 하고 그냥 넘어가기 십상이리라.

 

하여 철저하게 우리들의 삶을 되돌아 보아야 한다. 과연 성장에서 우리는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우리는 은행에서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 부끄럽게도 나 자신도 성장과 은행에서 벗어나는 삶을 살지 못하고 있고, 그러한 삶을 생각지 못하고 지내왔다.

 

그러나 이제는 어느 정도 인식하게 되었다. 그리고 다른 삶이 있다는 사실. 대안이 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대답은 못할지라도 분명 다른 삶은 가능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다는 생각. 내 자신의 삶을 더 들여다보고, 다잡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이번 호이다.

 

 

금융자본주의

- 대한보증보험주식회사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속담은 남들을 비웃을 때 쓰는 말인 줄 알고 있었던 내 어리석음을 단 한 방으로 날려 보낸 이 시대의 총아, 현대판 샤일록인 그를 만나고 나서 나는 이 속담은 이 시대에서는 속담이 아니라 격언이라는 것을, 우리는 이것을 늘 명심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샤일록! 샤일록! 오! 샤일록……!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이

인간을 대신하는 것

세익스피어는 일찍이 말했지

돈이란 인간의 몸에 해당한다고

샤일록은 돈 대신 살 한 파운드를 달라고 했지

아직 자본의 시대가 아니었는데 말야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샤일록은 돈과 살을 하나로 알았지만

세익스피어는 우리의 몸에는 따뜻한 피가 있다는 것을 알았거든

돈은 그저 돈일 뿐 인간을 지배하지 못 한다고 말하고 있었지

그 행복했던 시대에 말야.


지금은 과연 무엇이 배이고 배꼽인지 알 수가 없어

샤일록은 개인이 아니라

거대한 집단으로,

권력으로 존재해서

법이란 이름으로 인간에게 살과 피를 요구하고 있지

그에게 걸리면 아무도 벗어날 수 없어

자신의 몸을 모두 주고도 모자라서

남의 살, 남의 피를 빌려서라도 갚아야 하지

우리들의 시대에 샤일록은

더 이상 피와 살을 구분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구두쇠나 철면피가 아니라

편리한 이름으로, 법이란 이름으로 인간을 착취하는 권력일 뿐


거리에 현란하게 자신의 자태를 뽐내면서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을,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지

그리고는 아무런 감정도 없이 법이란 이름으로 처단을 하지

그들이 흘리는 피와 분노는 아랑곳 하지 않고

현대의 샤일록들

그들은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말을

속담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로 만드는 일들을 하지

자본의 시대에 태어난 황태자들이

이제는 황제로 등극하여 우리들에게 군림하고 있지

그런 시대, 위대한 자본의 시대

바로 내가 살고 있는 이 나라, 이 시대

따뜻한 피가 그리운 시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