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육군 사관학교에서 생도들의 사열을 받은 사람.
출신 고등학교에서 자랑스런 동문이라는 칭호를 받는 사람.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인정하지 않는 사람.
명성이라기보다는 악명이 더 높은 사람.
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는 법을 모르는 사람.
그런 그에게 우리는 대응을 잘하고 있을까?
아주 오래 전에 나온 시인데... 이 시에서 처럼, 우리는 그냥 주저앉고 있지 않은가.
마치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 황지우
영화(映畵)가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일제히 일어나 애국가를 경청한다
삼천리 화려 강산의
을숙도에서 일정한 군(群)을 이루며
갈대숲을 이룩하는 흰 새떼들이
자기들끼리 끼룩거리면서
자기들끼리 낄낄대면서
일렬 이열 삼렬 횡대로 자기들의 세상을
이 세상에서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간다
우리도 우리들끼리
낄낄대면서
깔쭉대면서
우리의 대열을 이루며
한 세상 떼어 메고
이 세상 밖 어디론가 날아갔으면
하는데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하세로
각자 자기 자리에 앉는다
주저앉는다
이런 상태일 뿐이지 않은지...
황지우의 또다른 시가 생각나는 날이다.
침묵하지 않고, 언론에 계속 노출되는 그 사람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