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공동선언이 이루어진 지 12주년이 되었다. 그동안 참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이런 비유는 맞지 않겠지만, 마치 7.4남북공동성명이 있은 다음 암흑기로 접어든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전쟁의 위협이 아직도 있으니 말이다. 그 많은 일들로 하여금, 6.15선언에 이어 10.4남북공동선언까지 이루어졌지만, 그 다음으로는 나아가지 않고 있다. 나아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뒤로 가고 있단 인상을 주고 있다.
80년대던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 우리나라의 국시는 반공이 아니라 통일이어야 한다고 했다가 엄청난 고난을 겪기도 했었는데, 지금의 모습을 보면 우리는 여전히 반공 시대에 살고 있다. 종북이라는 이름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보라.
퍼주기 논쟁. 이것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굶주리는 사람에게 생활이 있을리가 없고,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한다는 보수들은 그러한 자유민주주의가 먹고 살만한 상태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삶에 여유가 있어서 더 많은 일들을 생각할 수 있다. 당장 먹고 살기에 급급하다면 다른 일들은 뒤로 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퍼주기 논쟁은 논쟁이 될 수 없다. 줄 수 있으면 주어야 한다. 그러면 자연스레 신뢰가 쌓인다. 신뢰가 쌓이면 교류가 더 많아지고, 외부의 영향을 덜 받게 된다. 이 때 우리는 자연스레 통일로 가는 길을 만들게 된다.
진정으로 우리나라를 위한다면 우리는 통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통일이 되지 않고, 지금의 상태로 남북이 대치하고 있다면 우리는 늘 불안을 지니고 살 수밖에 없다. 불안감을 안고 사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나라를 위한다면 통일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진보니 보수니 하는 이념을 떠나서 이루어져야 하는 일이다. 그리고 나라를 위하다는, 국민을 위한다는 진정한 보수라면 통일에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현실적인 통일로 가는 길이 어떠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지금껏 많은 사람들이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일을 해왔다. 이들의 노력이 하나하나 통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토요일에는 통일을 이야기합시다"는 책이 있다.
통일은 어떤 특정한 사람만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우리들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책이다.
6.15남북공동선언에 나오는 합의다. 이를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2.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 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3. 남과 북은 올해 8‧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4. 남과 북은 경제협력을 통하여 민족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문화, 체육, 보건,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5.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빠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