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는 이야기 2 -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 1 다큐멘터리 만화 2
최규석.최호철.이경석.박인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두 번째 나온 만화집이다. 그것도 그냥 만화라고 하지 않고, 다큐멘터리 만화라고 하는. 읽는 또는 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하는 출판계에서 첫번째에 이어 두번째 책이 나왔다는 사실이 반갑다.

 

만화라고 하면 읽는다기보다는 본다고 하는 표현을 더 많이 쓰고, 예전에는 만화를 보고 있으면 만화 따위나 본다고, 책 좀 읽으라고 야단을 맞았는데, 그래서 만화는 가볍고, 그냥 한 번 보고 잊어버리면 되는, 시간을 때우기 위한 수단이라는 생각이 많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의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는 작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만화 역시 예술의 한 종류이다 보니, 여러 종류의 만화들이 등장하는 모습은 당연해야 하는데... 참.. 이 중에 우리네 삶이 녹아들어 있는 만화를 다큐멘터리 만화라고 지칭을 하고 있다. 그리고 그런 만화를 그리는 만화가들도 많이 생겨났고, 또한 그러한 만화를 출판해주는 출판사도 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에도 문화의 다양성이 확보되고 있다는 증거로 받아들여도 되리라.

 

만화는 그림을 보는 재미가 우선이다. 그림을 통해서 친숙하고 쉽게 내용에 다가간다. 그리고 만화를 이루고 있는 칸과 칸 사이에 숨어 있는 시간의 흐름, 동작의 흐름 등을 자연스레 읽어내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해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한 독립된 한 칸에서도 다양한 그림들을 통해, 또 그 그림을 뒷받침하는 글들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다. 그래서 만화는 단절되어 있되, 연속되어 있다. 정지되어 있는 장면들로 영화같이 연속되어 있는 장면을 만들어내는 장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람사는 이야기2에서는 우리네 삶과 밀접한 이야기가 그야말로 다큐멘터리 만화라는 이름에 걸맞게 잘 나타나 있다.

특집과 기획, 그리고 연재되고 있던 만화들까지...

 

20대의 처절한 삶(하마탱으로 대표되는 젊은이의 정착할 방 찾기와 다단계로 나름대로 삶을 치열하게 살려는 젊으니)과 20대에 겪었던 민주화 투쟁으로 인한 투옥생활이 특집에서 나오고 있으며, 기획에서는 시위와 법정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내용이 전개되고 있다. 보수집회 답사기는 웃음을 머금게 하면서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의 지형을 알 수 있게 해주는데, 그 내용 중에서도 아이를 등장시켜 작가가 어느 편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강원도 보궐선거에서 있었던 문제를 인터뷰식의 만화로 만들어 공권력의 문제와 우리의 표현의 자유 문제를 다루고 있고, 민주노총에서 일하는 것을 비롯하여 나름대로 탄탄대로를 벗어나 가시밭길을 가는 변호사들을 만화로 다루고 있다. 그만큼 만화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고 이렇게 무거운 주제만을 다루고 있지는 않다. 몸짱 열풍과는 달리 건강한 몸을 가꾸어야 하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몸 가꾸기를 하는 과정을 그리는 만화도 있고, 도심 속 식물이라든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나무 이야기, 그리고 재일교포 2.5세의 한국 체험 등도 만화로 나오고 있으며, 역사인물들(서양과 우리나라)도 나와 다양한 주제와 다양한 내용이 이 만화집에 등장하고 있다.

 

만화의 지평이 어느까지 늘 수 있는지, 그리고 만화라는 장르가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유용한지, 우리의 생각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만화 잡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