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권적인, 가장 교육적인 - 학생인권이 교육에 묻다 오늘의 교육 총서
한낱.최형규.조영선 외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2년 3월
평점 :
절판


가장 인권적인 교육이 가장 교육적인 교육이다. 그러면 동어반복이 되나?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생각하게 하는, 가장 인권적인, 가장 교육적인이라는 제목.

 

이런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은 학생인권조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라는 어쩌면 당연한 조례를 가지고 반대파와 찬성파가 나눠지고 있으니 말이다.

 

여기에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된 지역이 몇 개의 지역이 있지만, 그 지역들에서도 과연 인권조례가 잘 지켜지고 있나 하면 그렇지 않다는데 이 책이 의미를 지니게 된다.

 

이 책에 나오는 한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인권의 한계가 교육의 한계다.

 

이 구절을 보고, 샴 쌍동이가 생각났다. 늘 함께 붙어다닐 수밖에 없는 운명. 교육과 인권도 그러한 운명을 타고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그런데 우리는 억지로 어느 한 쪽을 떼어내려고 하지 않았던가. 특히 교육이라는 이름을 살리고, 인권이라는 부분을 없애는 쪽으로.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이 책의 어느 부분에서도 나오는 말이지만, 인권에도 계급과 계층이 있나? 하는 생각.

 

도대체 학생인권과 교권이 어떻게 상충된다는 얘긴지 이해할 수가 없는데, 다른 개념을 동일한 수준에 놓고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이 책에서는 교권과 학생인권은 다른 개념이라고 분명히 못 박고 있는데, 그럼에도 학생인권이라고 이야기하는 데서는 아무래도 인권이라는 상위 개념에 학생이라는 하위 개념이 속하고 있단 생각을 버릴 수가 없다.

 

인권은 사회 계급, 계층, 신분고하, 빈부, 인종, 연령 등을 막론하고 인간이 지녀야할 보편적인 권리이다. 이 보편적인 권리는 어리다고, 가난하다고, 피부 색깔이 다르다고, 다른 민족 출신이라고, 다른 계급에, 다른 계층에 속해 있다고 제한되거나 차이가 나서는 안된다.

 

그런데 왜 학생인권조례지 하는 생각이 든 거다. 얼마나 학생 인권이 지켜지지 않았으면 이런 조례까지 생길까 하는 마음도 있지만, 학생인권조례만을 이야기한다면 학생이 아닌 집단은 자기들 나름대로 또다른 인권조례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지나친 비약인가?

 

오죽 세계인권선언이나 유엔아동청소년권리규약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으면, 얼마나 유명무실했으면 학생인권조례를 만들 생각을 했나 싶어, 인권 후진국인 우리나라라는 생각을 버릴 수가 없지만 말이다.

 

그래도 이러한 인권선언이나 규약들이 우리 사회에 관철되게 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하지 못했기에 학생이라는 특정한 집단을 놓고, 인권조례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자조감이 든다. 그러니 학생인권과 교권을 등치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지.

 

자, 이러한 보편적인 얘기를 그만한다면, 이제 학생인권조례를 어떻게 교육에 들여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이 또한 문서로만 남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그동안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고민들을 모아 놓았다.

 

물론 학생이라고 하니까 학교 현장에 관한 이야기가 많았고, 학교 현장에서 실천하고 있거나 실천해야 하는 것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읽으면서 내 학창시절, 그리고 지금 우리 아이들이 겪고 있는 학창시절, 그다지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 또 인권조례도 많이 사문화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으니.

 

인권은 위에서 주어지지 않는다. 인권은 쟁취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우리의 생활 속에서 인권을 실현할 것인가, 이를 고민해야 한다.

 

학생에게도, 그리고 교사에게도, 또한 다른 모든 사람에게도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지니고, 인권의식을 가지며, 인권을 지키려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게 바로 교육이 해야 할 일이다. 교육에서 인권을 떼어내면 안된다. 떼어낼 수도 없다.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은 바로 이 점을 말해주고 있다. 아직은 학생인권에 대해서 강조점을 찍고 있지만, 이는 곧 모든 이의 인권으로 나아가는 디딤돌이 된다.

 

이 책에도 나오지만, 인권, 그거 너무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내가 하기 싫은 것, 남에게도 강요하지 않으면 된다. 이는 서양에서도 동양에서도 오래 전부터 내려오던 지혜 아니던가.

 

여기에 한 가지, 인권은 어느 집단, 어느 계층, 그리고 어느 나이대, 어느 경제상태, 어느 민족에 따라 다르지 않다는 사실. 우리는 누구나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

 

이 사실이 교육이 되지 않으면 인권은 요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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