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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선언 - 탈핵부터 프레카리아트까지, 녹색당이 필요한 7가지 이유
녹색당 기획, 김종철.하승수.이보아 외 지음 / 이매진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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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국회의원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고 나왔는데... 진정성이 느껴져야 하는데, 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생각이 드는지...
정당도 엄청나게 많아졌다. 그 많은 정당들이 서로 다른 공약을 걸고 경쟁을 한다면 좋겠는데, 이들의 공약도 보면 거기서 거기라는 생각이 든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거대 정당들은 이미 기존의 관성에 젖어 더 이상의 변화를 이끌 힘이 없다는 생각이 들고. 지금껏 존재해왔던 군소정당들은 자신들이 존재기반을 살리기 위해 전전긍긍해 왔다고 보면 된다.
여기에 또 하나의 정당이 만들어졌다. 밑에서부터 자신들의 주장을 실현하기 위해 만들었다. 왜 지금, 오히려 분열만을 초래한다고 우려의 말들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꿋꿋하게 자신들의 주장을 하기 위해 만들었다. 녹색당이라는 당을.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하던 사람들이 자신들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정당을 만들고, 이 정당을 통해 정책을 실현시키려고 노력을 한다.
그리고 이들이 자신들의 생각을 녹색당 선언이라는 책으로 펼쳐 보인다.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는 말로 시작하는 공산당 선언을 연상시키는 제목이지만, 녹색당은 마르크스가 주창했던 공산주의가 유령처럼 두려움으로 자본가를 떨게 했다면, 이 녹색당 선언은 누구도 떨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맞아,맞아, 우리가 원하는 삶은 이런 삶이야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들은 결코 하나가 되자고 하지 않는다. 하나가 되자는 말에 얼마나 위험한 강제가 담겨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하나가 되자고 하지 않고,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내가 지향하는 삶을 직접 행동으로 옮기자고 한다. 옳음을 위해, 그 옳음이 하나가 아니라는 인식을 지니고 함께 하지고 한다. 차이를 인정하고, 차이를 보이면서 함께 하자고 한다.
우리가 원하는 사회는, 이제껏 존재해왔던 사회가 아니라, 우리가 만들어가야 할 사회라고, 그 사회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우리가 만들어가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따뜻하다. 어떤 위협도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함께 해야 한다. 이 책에서도 나오는 말이지만, 지(知)에서 행(行)까지 가는 길이 가장 멀다고 했는데, 그 먼 길을 가자고 한다. 먼 길로 놓아두지 말고, 가깝게 하자고, 우리의 머리에서 생각한 것들을 발로 움직여 실천하자고 한다. 그러면 세상은 변한다고. 아니, 변해야 한다고. 변하지 않으면 우리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후손들도 힘들어진다고.
각자 자신이 왜 녹색당에 참여하는지 그 이유를 드러낸 책이다. 서로 다른 이유로 참여했지만, 큰 틀은 같은 사람들. 세상을 좀더 따뜻하게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의 자기 고백서라고 할 만하다.
굳이 녹색당원이 아니더라도 이 선언에 나와있는 이야기들,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이다.